천궁-Ⅱ 이라크 수출 가격·납기 잡음
방위사업청은 24일 “오늘 방사청에서는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 함께 이라크 천궁-II 수출 관련 협조회의를 개최했다”며 “오늘 회의에서 3사는 천궁-II 수출을 위한 협의를 지속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천궁-II 자료사진. [LIG넥스원 제공] |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3조7000억원 규모의 ‘한국판 패트리엇’ 천궁-Ⅱ 이라크 수출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고 있는 LIG넥스원과 한화 측이 향후 협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방위사업청은 24일 “오늘 오후 방사청에서는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 함께 이라크 천궁-II 수출 관련 협조회의를 개최했다”며 “오늘 회의에서 3사는 천궁-II 수출을 위한 협의를 지속 실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LIG넥스원은 지난 20일 공시를 통해 이라크와 3조7135억원 규모의 천궁-Ⅱ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인 천궁-Ⅱ의 1개 포대는 8개 발사관을 탑재한 발사대 차량 4대와 다기능 레이더, 교전통제소 등으로 구성된다.
고도 40㎞ 이하로 날아오는 탄도미사일과 항공기 대응이 가능한 중거리 지대공 요격무기체계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주도로 개발됐으며 LIG넥스원이 요격미사일과 통합체계를 맡고, 발사대와 차량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레이더는 한화시스템이 각각 생산한다.
문제는 LIG넥스원 공시 뒤 불거졌다.
한화 측이 통합체계를 맡은 LIG넥스원이 주계약업체로서 이라크 측과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가격과 납기 등과 관련한 사전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한화 측은 지난 7월 납기 등 입장을 전달했지만 수용 여부에 대한 LIG넥스원 측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계약이 체결됐다는 입장이다.
LIG넥스원이 ‘K-방산’ 수출을 앞세워 납품업체에 납기와 가격 등 계약 조건을 밀어붙인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반면 LIG넥스원 측은 주계약업체 계약은 이라크 측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계약 체결에 앞서 한화 측과 지속적인 협의를 진행했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지난 7월 중순께 한화 측에 이라크 수출과 관련한 가격과 납기 등에 대한 조속한 검토를 요청했지만 제대로 된 답변을 보내오지 않았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앞서 한화 측과 협의된 가격과 납기를 기준으로 이라크 측과 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방산업계 안팎에선 LIG넥스원과 한화 측 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납기 기한을 지키지 못하게 되는 등 천궁-Ⅱ 이라크 수출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제 막 국제무대에서 주목을 받으며 탄력을 받기 시작한 ‘K-방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뒤따른다.
방사청은 이날 협조회의를 시작으로 LIG넥스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과 함께 천궁-Ⅱ 이라크 수출 현황을 계속 점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shindw@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