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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민센터에 540여만원 놓고 사라진 '기부천사'
지난해 마지막날 서울 광진구 능동 주민센터(동장 이창근)에는 결식 아동을 위한 특별한 선물이 전달됐다.

5일 능동 주민센터 관계자들에 따르면 연말인 지난달 31일 오후 2시30분께 짙은 갈색 점퍼에 양복바지 차림의 풍채 좋은 중년 남성이 민원실을 찾았다.

50대로 보인 그는 직원에게 “요즘에도 결식아동이 있다고 들었는데 능동에도 있나요”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능동에도 결식아동이 있어 겨울방학 동안에 급식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고 직원이 설명하자 그는 “아이들은 잘 먹고 잘 자라야 하는데…”라며 말끝을 흐리면서 문밖으로 나섰다.

30여분이 지난 뒤 50대 남성은 작은 쇼핑백 하나를 들고 민원실을 다시 찾았다. 그는 쇼핑백과 함께 “아이들이 밥 굶지 않게 도와달라”는 말만 남긴 채 황급히 사라졌다고 한다.

쇼핑백에는 5만원권 한 묶음 500만원과 동전48만7530원이 들어 있었다.

주민센터는 자택에서 쇼핑백을 들고 민원실을 다시 찾을 때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는 점으로 미뤄 이 남성이 능동 주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창근 동장은 “기부자에게 이름이라도 알려달라고 했지만 `알려고 하지 말라‘며 급히 떠났다”며 “기부금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입금해 관내 결식아동 급식비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진용 기자 @jycafe> jycaf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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