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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동기 사퇴 한나라 압박이 결정적… 당 위상 강화속 당청 갈등 과제도
한나라당의 압박이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를 끌어내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그동안 청와대 인사시스템의 개선을 요구하면서도 고위 공직 후보자의 적격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번에는 사정이 달랐다. 지난 10일 지도부가 이례적으로 정 후보자에 대한 사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면서 달라진 당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 정 후보자의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이견이 증폭하면서 당청 갈등과 여권 내 신구 세력 간 해묵은 갈등이 또다시 비하되자, 여권 핵심인사들은 여러 채널로 접촉해 사태를 진정국면으로 접어들게 했다. 당청 갈등으로 비화하더라도 할말은 하겠다는 것이다.

바탕에는 위기감이 깔려있다. 대등한 당청 관계를 요구하는 핵심 이유는 선거는 당이 치른다는 점이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6ㆍ2 지방선거 패배로 당청 관계 재정립에 불을 지폈고,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올해 당의 위상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 후보자에 대한 부적적 의견을 전달하는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판에선 자유롭지 못하다. 청와대와 충분한 사전교감없이 발표하면서 청와대가 즉각 반발한 것을 보더라도 그렇다. 당의 위상은 한층 강화했지만, 불거진 당청 갈등을 매끄럽게 봉합해야 할 숙제를 떠안은 셈이다.

이명박 대통령 집권 4년차를 맞아 당의 위상 강화로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소장파 한 의원은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라며 “정당한 일을 하면 왜 기강이 안 서겠는가. 그런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정치 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여권에서 이견이 증폭된 것은, 정 후보자에 대한 당 지도부의 부적격 의견에 청와대가 감정적으로 반발해서 시작된 것”이라며 “당이 의견을 낸 게 문제라는 시각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당을 단속한다고 해서 레임덕이 오지 않는 건 아니다. 당을 앞세워 총선에서 승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조동석 기자 @superletters>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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