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시기가 늦춰졌을 뿐 상승으로의 방향성에는 변화가 없고, 외국인 매도와 프로그램 불안, 기술적 부담, 그리고 기업실적 개선세 둔화 등까지 합친 5대 불안요인이 당분간 증시를 짓누를 전망이다.
가장 큰 불안요인은 외국인 매도세다. 2009년 3월 이후 외국인의 추세적 매수세가 유입된 이후 북미계와 유럽계 자금이 모두 순매도를 보인 적은 없었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2월10일까지 6거래일간 외국계 증권사 국적별로 순매수 현황을 보면 북미계와 유럽계가 동시에 대규모 순매도를 보였다. 골드만삭스 등 5개 미국계 증권사는 5553억원, 크레디트스위스 등 9개 유럽계 증권사는 7924억원의 순매도 주문을 냈다. 2009년11월 이후 14개월동안 줄곧 순매수를 유지해온 북미계 자금이 15개월만에 순매도로 돌아설 가능성도 커졌다.
이승제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하락 베팅 중이며, 옵션만기일이 지났지만 비차익을 중심으로 한 매도세는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다. 리스크 관리를 염두에 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술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10일 단기추세선이 중기추세선을 하향하는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지난 해 5월 이후 처음으로 나타났다. 단기하락추세를 나타내는 신호다. 11일 1970대까지 밀린만큼 다음 지지선은 장기추세선(120일선)인 1940선이다. 지난 해 5월 유럽재정위기로 데드크로스가 나타났을 때도 코스피는 120일선은 물론 200일선까지 무너진 후 보름 후에야 60일선을 회복했다. 김정훈 한국증권 연구원은 “고점대비 10%의 조정폭은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기업실적도 녹록치 않다. 1분기 실적이 나쁘지는 않겠지만, 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업종도 크게 줄었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내달 말 시작될 1분기 어닝시즌은 기대치 충족여부를 확인하는 정도일 뿐 큰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기석 삼성운용 팀장은 “석유화학업종을 제외하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대할 만한 업종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자동차가 견조한 이익흐름을 보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홍길용 기자 @TrueMoney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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