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만이 12일 한 인물의 삶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새로운 형식의 휴먼 다큐멘터리 KBS2 ‘세 번의 만남’에서 풀어놓은 이야기들은 어떻게 그가 정통 개그로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 잡을수 있다. 그만큼 다리를 빨리 움직이면 된다. 거북이처럼 작은 보폭으로도 계속 가면 된다.”
김병만은 그렇게 10년 넘게 묵묵히 가고 있다. 뱁새가 황새를 쫓아가려니 가랭이가 찢어지는게 아니라 오래가면 따라잡는다는 걸 보여주었다.
“선배로부터 절대 떨어지지만 말고 붙어있어라. 언젠가 기회가 온다는 말을 들었다.”
3년1개월동안 ‘달인’을 이끌며 220여개의 달인 코너를 선보인 김병만은 끈기와 짐념을 몸소 실천해보이고 있다. 브릿지 코너가 지금은 길어져 6분, 단 6분 나오기 위해 일주일, 어떤 아이템은 한달간 몸으로 배우고 연습하기도 한다.
김병만은 대중이 왜 자신을 좋아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 “열심히 하고, 성의 없게 하지 않는 데 대해 박수를 쳐주시는 것 같다”면서 “나 자신도 무대에서 땀이 나야 뭔가 한 것 같고, 이것이 제 캐릭터라 생각한다”고 전한다.
‘개그콘서트’를 시작할 때 담당 PD로 김병만을 11년동안 관찰해온 박중민 CP는 “달인은 김병만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해 수명을 늘린 것이다”면서 “달인은 김병만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병만은 “일주일에 하루만 ‘달인’이다. 남는 날은 열심히 배우는 ‘학생’이다”고 말한다. 고통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려면 얼마나 힘들겠는가. 어떻게 보면 김병만의 개그가 저효율인 것 같지만 절대 그렇지 않음을 증명해보였다.
그의 모습을 보면서 대중들도 자신의 생활 방식을 한번 들여다보는 효과도 주는 것 같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