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드라마를 좋아하는 열성 팬들의 활동이 강화되면서 이들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상에서 돈을 모으는 과정에서 사기가 발생했다는 사례가 알려지고 있다.
이들이 스타에게 선물하는 ‘조공’, 팬덤활동중 물건을 공동구입하는 ‘공구’, ‘DVD 구입’ 등 팬덤 활동에서 다양한 피해 사례가 인테넷상에서 회원에 의해 알려지고 있다. 피해 금액도 수백만원에서 천만원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인터넷의 드라마 갤러리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드라마 팬들의 ‘조공’과 드라마 최종회를 영화관에서 단체관람하기 위해 극장을 빌리는 ‘단관’ 행사는 팬들중에서 책임자(이를 총대라고 부른다)를 세워 진행되는데, 이 ‘총대’가 회원들이 낸 돈을 횡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것.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시크릿가든’ 마지막회를 영화관에서 단체관람하기 위해 회원들을 상대로 모은 돈 수백만원을 ‘총대’가 횡령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에 나돌았다.
한 회원에 따르면 “이 책임자는 팬들이 기증한 단관 이벤트용 물품까지 가져갔고, 이중에는 일본인 팬이 기증한 물품도 포함되어 있어 한류 이미지도 훼손됐다”면서 “회원들은 사기 혐의로 고소해려고 했지만 법적 대응을 꺼리는 여론이 퍼져 무산된 상태”라고 전했다.
KBS 드라마 ‘성균관스캔들’ 감독판 DVD를 구입하기 위해 모은 돈 천만여원도 증발했다는 이야기가 인터넷상에서 돌았다.
이 돈은 ‘성균관스캔들’ 감독판 DVD 추진 카페 운영자가 공식 계좌가 아닌 개인 계좌로 받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성균관스캔들’ 감독판 DVD 추진 카페 운영자는 “DVD 구입을 위해 모은 돈은 모두 지난 설연휴까지 회원들에게 환불처리됐다”면서 “사기라는 건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밝혔다.
MBC 드라마 ‘탐나는도다’의 팬북을 구입하기 위해 회원들로부터 890만원을 모금한 운영자도 잠적한 상태라는 게 회원의 주장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2009년 9월 팬북 신청 카페를 개설해 450여명이 신청해 모인 돈인데, 운영자는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가면서 팬북 제작을 미루고 있어 입금한 회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드라마 팬덤 활동을 하고 있는 한 네티즌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인터넷 공간에서 이뤄지는 일이라 책임자를 찾기도 어려울 뿐더러, ‘팬’이라는 연대의식과 좋아하는 드라마와 배우 이미지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우려 때문에 피해가 발생해도 쉬쉬하는 실정이다”면서 “이런 현상이 방치되고 팬들의 ‘식구 감싸주기’ 의식이 바뀌지 않는 이상 지금보다 더 큰 대형 사기도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송관계자들은 “만약 드라마와 스타 존재의 기반인 팬 활동에서 사기 사건이 발생한다면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수 있다”면서 “긍정적인 팬덤 문화가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