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클리블랜드의 스프링캠드에선 전대미문의 광경이 펼쳐진다. 메이저리그 사상 최초로 여자 투수가 남자 타자들을 상대로하는 베팅볼 투수로 영입된 것이다.
22일(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com은 “시걸이 인디언스 캠프에서 역사를 만들고 있다(Siegal makes history at Tribe camp)”며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클리블랜드 출신으로 올해 36살인 저스틴 시걸은 미국 여자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선 전설같은 존재다. 5개의 마이너 리그 및 독립리그 팀에서 공을 던진 경험이 있는 그는 지난 2007년, 스프링필드 대학 코치로 기용되면서 미국 야구 사상 최초의 대학야구팀 여성코치로 이름을 날렸다. 대학 코치로 활동하며 스포츠와 운동심리학 박사과정도 밟은 그는 지난 2009년, 독립리그 브록톤 록스(Brockton Rox)의 코치가 되면서 최초의 야구 프로팀 여성코치가 됐다. 그는 또 남녀 구별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걸 목표로 하는 ‘모두를 위한 야구(Baseball for all)’재단의 창립자이기도 하다.
포심 페스트볼을 주로 구사하는 그는 지난 21일, 클리블랜드의 보조구장에서 13살 난 딸이 지켜보는 가운데 루 마슨, 폴 필립스, 후안 아포다카 등 클리블랜드의 포수들과 호흡을 맞췄다.
시걸을 클리블랜드 스프링캠프로 끌어들인 것은 클리블랜드의 단장 크리스 안토네티다. 그는 지난해 12월, 윈터미팅에서 시걸에게 영입의사를 밝혔고, 시걸은 고심 끝에 이에 응했다. 시걸은 연습투구를 마친 후 “지난 한달간 계속해서 이번 영입에 대해 생각했다”며 “마운드에 올라 이 일을 하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