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대정부질문 첫 날인 24일 개헌과 국가정보원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의혹 등 정치 분야 이슈에 대해 격론을 벌였다.
질문자 대부분이 친이명박계 의원들로 포진한 한나라당은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권택기 한나라당 의원은 “소중한 헌법이 낡은 법이 됐다”며 “낡은 헌법은 썩은 물과 공기가 해로운 것처럼 우리 국가와 국민에게 치명적”이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에는 “개헌을 촉구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한 정당인 만큼 18대 국회 임기 내에 개헌 논의를 공론화하고 이행해야 할 때가 왔다”고 촉구했다.
반면 박병석 민주당 의원은 “개헌은 이미 실기했고, 국민은 냉소적”이라며 “진정성을 확보하려면 대통령이나 한나라당이 단일안을 제출하고 내년 총선과 대선 임기불일치 조정 위해 대통령 임기를 조정해야 한다”고 개헌 논의 주장에 반대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우리나라 대통령의 권한이 너무 강력하다고 생각하며, 그 과정에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긴다는 지적은 부분적으로 공감한다”며 “국회에서 논의하고 국민의 공감대를 거쳐 헌법개정안이 만들어진다고 하면 정부로서는 그것을 뒷받침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유치 촉구 목소리도 높았다.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은 “최근 대통령의 과학벨트 충청권 공약 백지화 등 일련의 움직임은 충청권에 조성하기로 한 과학벨트를 특정지역으로 몰아가기 위한 의도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며 “공약을 내세워 당선된 정치인은 최소한 그 공약을 관철시키려는 의지와 노력을 보이는 것이 기본자세”라고 주장했다. 박병석 정범구 민주당 의원, 심대평 국민중심당 의원도 과학벨트의 충청권 유치를 강조했다.
국정원 개혁도 도마에 올랐다.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국정원이 사찰이나 하는 기관쯤으로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다”며 “국정원이 흥신소 정도로 전락한 것은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원장을 개인참모 정도로 부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동철 의원은 구제역 대처 실패를 지적하며 “실패했으면 겸허하게 책임을 통감해야 할 일인데, 그 책임에 대해서는 엉뚱하게 축산 농가 탓이라는 둥, 매뉴얼 탓이라는 둥 비겁하게 굴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가축질병 방역시스템상 근본적 문제가 있었던 것이고, 그 점에 대해 정부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결과적으로 정부가 구제역 사태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과 대선의 엄정관리를 위해 대통령이 탈당해야 한다”(김동철 의원), “대통령이 국정운영 총체적 실패에 대한 ‘대국민사과’를 해야 한다”(강창일 의원)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