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품질이 곧 최고 경쟁력” 초심 거듭강조
이건희 삼성 회장이 8일 ‘1등 제품론’의 화두를 꺼낸 것은 품질이 곧 경쟁력이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삼성의 바탕은 역시 ‘1등 품질’이며 이를 통해 지속적인 일류 삼성을 지향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 회장은 특히 지난해 3월 24일 경영복귀 후 1년을 맞이한 소회와 관련해 “생각할 시간이 없다”며 경영과 평창올림픽 유치 지원 행보로 정신없는 1년을 보냈음을 시사하면서도 특유의 경영 화두를 던졌다.
▶왜 1등제품인가=이날 보름 가까이 외국 출장 후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한 이 회장은 약간 피곤해 보였지만 표정은 밝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영접을 받은 직후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밝은 어조로 명확하게 답변했다.
이 회장은 경영복귀 1년 소회를 묻는 질문에 1등 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제대로 된 물건을 세계 시장에 내서 그것을 1등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론을 역설한 것이다.
이 회장의 1등 제품론, 1등 삼성론은 ‘불변의 진리’인 원칙에 대한 회귀로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회장은 지난해 3월 경영복귀 때 위기론을 들고 나왔으며, 이후 젊은 인재론, 젊은 조직론, 긴장론 등 끊임없는 화두를 제시해왔다.
이날 이 회장이 1등 제품론을 내놓은 것은, 지난해 위기의식을 반영한 창의적인 조직으로 삼성을 무장시켰으며 이를 기반으로 다시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1등 제품의 중요성을 각인시키는 의중이 짙어 보인다.
삼성이 최근 들어 바이오헬스나 바이오시밀러 등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역시 경쟁력의 모태는 ‘품질’이라는 것으로, 품질이 선행될 때 젊은 조직과 맞물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신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 회장은 평창올림픽 유치 지원 행보에 심혈을 기울일 뜻을 시사해 주목된다. 이 회장은 4월과 5월, 7월에도 외국 출장을 예정하고 있다며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전력투구할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해 7월 승지원으로 그룹 총수들을 초청, 만찬을 가진 바 있다. 이후에도 동반성장 회의 등에 참석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업계에선 이 회장이 이번에 회장단 회의에 참석함으로써 새로 출범하는 허창수호(號)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보여 구본무 LG 회장도 막판에 참석을 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평가다.
삼성 관계자는 “회장님은 일정이 허락한다면 전경련회장단 회의 등에는 꾸준히 참석한다는 생각”이라며 “다만 이번 회의는 주빈이 허창수 회장이기에 이 회장은 별다른 말씀은 하지 않으실 것”이라고 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