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불명의 덩씨가 상하이 총영사관으로부터 정보 유출과 이권 개입 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데는 외교적 관례와 조직 장악에 서툰 비외교관 출신들의 무책임과 함량 미달이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다.
구상찬 한나라당 의원은 10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일이 크게 번진 것은 (이 대통령 선거캠프 출신인) 김정기 총영사의 판단 잘못” 이라며 “첫 해명과정에서 국정원 출신 영사가 나를 음해하기 위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공표했다고 하더니 어제 총리실 조사 끝내고 나서는 한발 물러서는 등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구 의원은 이어 “중국은 류우익 대사를 포함해 광저우와 홍콩, 상하이 등 공관장 절반이 비외교관 출신이며 4대강국 대사의 경우에도 이 중요한 시기에 정식 외교관 출신은 단 한명도 없다” 면서 “개개인의 능력과는 무관하게 정식 외교관은 관례를 중시하지만 정치인은 단칼에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의원은 상하이스캔들 문제의 초점은 덩씨의 행각보다 비외교관 출신들이 대거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우리 재외공관의 총체적 부실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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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기 총영사관 관련 외교통상부 스케치. [ 안훈기자/ rosedale@heraldcorp.com] |
박 의원은 상하이스캔들에 대해 “삼류소설같은 덩씨의 남성편력보다는 이런 일이 왜 발생했고 또 앞으로 어떻게 막을 것이냐를 건설적인 차원에서 봐야한다”면서 “외교관을 선발하고 양성하고 파견하는 시스템 자체가 바뀌지 않으면 구제역이 발생하는 것처럼 세계 곳곳에서 (상하이스캔들과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외교관이 나간 공관에는 불통과 조직 와해로 인한 투서나 비리 제보가 말도 못하게 많다는 게 박 의원의 설명이다.
박 위원은 또 “한 두군데 마이너한 곳은 정치적인 이유나 정무적 판단에서 맡길 수는 있어도 현재같은 일(무더기 비외교관 인사)은 없어져야 한다” 면서 “미국은 비외교관이더라도 현지 문제를 잘 풀 수있는 사람을 앉히지만 우리는 소양 능력도 없고 자질도 없는 사람들을 앉힌는 데 이는 공과 사를 구분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동석 기자@superletters> dscho@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