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거리황제’ 이승훈(23·대한항공)이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사상 첫 그랜드슬램 도전에 아쉽게 실패했다.
이승훈은 12일(한국시간) 독일 인젤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1만m에서 13분8초83를 기록해 4위에 그쳤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믿기지않는 레이스를 펼치며이 종목 금메달을 따냈던 이승훈은 금메달이 기대됐으나 막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금메달을 놓쳤다.
올림픽과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을 석권한 이승훈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 종목 세계최강 스벤 크라머(네덜란드)마저 부상으로 빠져 적수가 없어보였다.
그러나 이승훈의 앞을 막아선 것은 올림픽에서 이승훈에 패했던 밥 데 용(네덜란드)였다.
당시 이승훈에게 완패해 충격을 받았던 밥 데 용은 막판 무서운 스퍼트를 발휘하며 12분48초20을 기록해, 이승훈을 20초 가까이 따돌리며 설욕을 했다. 이승훈은 이날 7조에서 밥 데 용과 함께 출전해 초반 10바퀴까지는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이승훈을 1초 정도 차이로 앞서던 밥 데 용이 막판 6바퀴를 남기고 격차를 벌렸고, 힘이 떨어진 이승훈을 크게 따돌리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성진기자withyj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