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동부의 반정부 세력 근거지인 벵가지 인근 지역에서 알-자지라 방송의 카메라 기자 알리 하산 알-자베르(56)가 괴한들의 총격을 받아 사망했다고 이 방송이 13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자베르 기자는 12일 알-자지라 취재팀과 함께 차량을 타고 인근 마을에서 벵가지로 돌아오던 중에 하와리 지역에서 매복해 있던 괴한들이 쏜 총탄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리비아에서 지난달 15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외신 기자가 피살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의 동료인 바이바 왈드 암하디 특파원은 괴한들이 취재 차량 뒤쪽에서 공격해알-자베르 기자가 총탄 3발을 등에 맞았고, 자신도 귀 쪽에 1발을 맞았다고 말했다.
암하디 특파원은 며칠 전부터 취재팀이 감시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투숙하고 있는 호텔 측에 안전 조치를 강화해달라고 요구했다며 “반군이 장악한 지역도 완전히 안전하지 않다. 무아마르 카다피의 추종자들이나 간첩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알-자지라 방송은 성명에서 알-자베르 기자에 대한 살해 행위가 “비겁한 범죄”라고 비난한 뒤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사태에 대한 취재 활동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타르 국적인 알-자베르 기자는 이집트의 카이로 예술아카데미에서 영화촬영을전공했으며, CNBC 아라비아TV 카타르 지국장 등을 역임했고, 카타르와 쿠웨이트 등에 관한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다.
앞서, 영국 BBC 방송 취재팀은 지난 7일 트리폴리 서부의 자위야에서 벌어진 교전 상황을 취재하다가 카다피 친위부대에 억류돼 폭행과 모욕을 당한 뒤 21시간 만에 석방됐으며,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소속 특파원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이라크인 특파원도 최근 리비아 당국에 체포됐다고 풀려났다.
리비아 정부는 자국의 허가 없이 입국해 취재하는 외국 기자들을 ‘알-카에다의 협력자’로 규정하고 이들의 안전을 책임질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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