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일본을 강타한 규모 9.0의 지진으로인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이날까지 여진이 지속되고 원자력발전소의 방사능 누출 등 지진으로 인한 2차 피해도 이어지고 있어 정확한 피해 규모를 산정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사망ㆍ실종자가 수만 명에 달하고, 산업계 피해가 최소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망ㆍ실종자 3만-4만명 달할 듯=일본 경찰청은 이날 오후 7시 현재 사망자가 1217명, 실종자는 1086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마이니치신문 인터넷판은 자체 집계 결과 이날 오후 6시 현재 사망자가 1500여명, 실종자는 2만여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실종자를 감안하면 실제 사망자 수는 급격하게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NHK방송은 최대 피해지역 중 하나인 미야기(宮城)현에서 발생한 사망자 수가 1만명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미야기현 경찰 책임자를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미야기(宮城)현 미나미산리쿠초(南三陸町)에서는 인구 1만7300명 중 7500명을 제외한 1만명이 행방불명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야기현 경찰 책임자의 발언은 이 지역에서의 행방불명자는 거의 대부분 사망했을 것이란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와테(岩手)현 리쿠젠타카타(陸前高田)시에서는 1만7000여명의 안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이와테현 오쓰지의 경우 시청사가 쓰나미에 휩쓸려가 현지 관리들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이를 모두 감안하면 사망자 및 실종자는 최대 4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뿐 아니라 외상 환자도 다수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으며, 수질 오염에 따른 질병 확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방사능 누출에 따른 피폭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 지난 12일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폭발에 따른 방사능 누출로 지금까지 22명이 방사능에 피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요미우리 신문은 이로 인해 인근 주민 등 최대 190명이 피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경제적 피해 막대해=대지진은 엄청난 인명피해와 함께 일본의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아직 정확한 피해상황을 집계하기에는 이르지만, 이번 강진으로 인한 산업계의 피해규모가 최소 1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지진에 따른 피보험손해 액수가 최고 1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재난관리업체인 EQECAT은 이번 강진으로 인한 전반적인 경제적 피해가 1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제 전문가들은 대지진으로 일본의 국내총생산(GDP)이 1% 가량 감소하고 GDP 대비 8.4%인 일본의 재정 적자가 적게는 2%, 많게는 10%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는 지진으로 막대한 지진 피해를 입은 센다이 지역이 일본의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는 공업 중심지여서 일본의 주력 업종인 자동차, 반도체, 철강, 화학산업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한 분석이다.
실제로 도요타, 혼다, 닛산, 소니 등 주요 자동차 업체와 전자업체들은 지진으로 일부 조업을 중단했으며, 원전과 화력 발전소 및 정유시설도 화재 등 지진에 따른 피해를 입고 가동을 중단하면서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산업시설 뿐 아니라 가옥 피해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지진으로 완전히 혹은 일부 파손된 건물이 최소 2만820채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미야기 현 북쪽의 이와테 현에서는 쓰나미가 덮쳐 가옥 약 5000 채가 수몰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후쿠시마 현의 후타바에서도 해안마을 3곳의 가옥의 90% 가량이 쓰나미에 휩쓸려 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반면 일본 경제가 이번 지진으로 막대한 타격을 입었지만 지진 복구과정에서 오히려 경제 회생의 기회를 잡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전문가들도 있다.
이 같은 분석은 지난 1995년 발생한 고베 대지진으로 1천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손실을 입었지만 복구과정에서 GDP가 2% 가량 늘어나는 효과를 거둔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인 모하메드 엘 에리앤은 “단기적으로 일본의 GDP가 하락하겠지만 지진 복구사업이 일본의 경제를 끌어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