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18일 아침을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 진밭 마을회관에서 희망대장정 1박2일 이틀째 일정을 이불보따리 챙기는 것으로 시작했다.
연일 전국을 누비는 희망대장정 일정으로 침구를 차량 트렁크에 싸들고 다닌다.
한 측근은 “여관이라도 찾아 개운하게 자는 것을 굳이 마다하고 노인정과 마을회관의 불편한 잠자리만 찾아다닌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도 일정이 빡빡했다. 오전에는 원주 한솔 오크벨리에서 최문순ㆍ조일현ㆍ이화영 전 의원 등 당내 도지사 경선출마 후보자들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어 원주시내에서 지도부가 총출동한 가운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했다.
차영 대변인은 “손 대표가 한번은 교수들이 모인 자리에 10분도 아니고 교통사정으로 한 시간이 늦더니 ‘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다’고 사과를 하더라”고 말했다. 요즘은 지각대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희망대장정은 대부분 저녁에 마을 농민 몇이 참석하는 주민좌담회다. 자정까지 구제역에, 농촌의 어려움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다. 손 대표는 기자에게 “서민들의 어려움을 메모한 수첩이 일곱번째”라고 말했다. 수첩은 각종 사연과 정책 아이디어가 담긴 까만 글씨로 빼곡했다.
안팎에선 그의 성남 분당을 출마설이 분분하게 나오고 있지만 정작 손 대표 본인은 입을 굳게 닫고 있다. 대신 일주일에 두 번 강원도를 방문해 선거지원에 올인하고 있다. 강원행은 이달 들어서만 네번째다. 지난 15일에는 취약지역인 영동권 민심 공략을 위해 고성 통일전망대를 방문했다.
분당을 출마설이 무게가 실린 것은 최근 “무한책임을 지겠다”, “당의 승리를 위한 자세로 임하겠다” 등 발언 때문이다. 그래서 출마가 임박한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측근들은 이날도 “가능성 없는 얘기”라는 손사래부터 쳤다.
4ㆍ27 재보선은 강원도가 최대 격전지이고, 경남 김해을도 만만치 않은 싸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표가 분당을에 출마하면 공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한자릿수로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릴 긴급처방은 분당을 출마뿐이라는 시각도 많다.
하지만 최근의 미묘한 발언들은 선거전략 차윈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출마 여부와 상관없이 관심이 손 대표에 집중되고, 여당도 후보를 쉽게 정하지 못하게 만드는 1석2조의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중대결심을 언제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중앙대 나온 사람은 몇 안다”고 너스레로 답변을 대신했다.
<원주=심형준 기자 @cerju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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