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지사는 이날 강원도 원주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우리나라가 예측가능한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장관, 국회의원, 당 대표를 지낸 손 대표가 우리나라의 지도자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한 뒤, 자신의 향후 진로와 관련해선 “이번 일로 나는 더 강해졌다. 정치를 선택한 이상 바다로 나갔으면 폭풍을 두려워하면 안된다”고 했다.
이 전 지사는 지사직을 잃은 데 대해 “(대법원 판결이 있고) 처음에는 잠이 오지 않더라”며 “그래서 쓰러질 때까지 등산을 했다. 태백산이고, 오대산이고, 전국의 산을 다 다녔다. 얼마나 다녔으면 발톱이 다 빠질 정도였다. 어느날 자고 일어나니 입안에 피가 가득 고였더라”고 회상했다.
그는 “산을 오르면서 ‘나는 누구인가, 신은 있는가’ 물으며 다녔다. 물음 끝에 ‘각자의 마음 속에 신이 있고, 남을 돕는 마음에 신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강원도는 지금 구제역으로 힘든데, 강원도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대법원 선고가 박연차 전 회장과 이상철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서갑원 전 의원, 박진 의원와 같은 날 정해지자 주위에서는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이상철 서갑원 박진 등의 하급심 판결이 서로 다르게 나왔기 때문에) ‘한두 건은 파기환송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이번 판결은 정치적 힘에 의해 이뤄질 것임을 직감했다. 결국 불길한 예측이 들어맞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법원 판결 직후 집사람이 ‘(강원지사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것을 말리지 말라’고 말하더라”며 “그러나 선거가 쉽지는 않은 일이다. 며칠 뒤 ‘분노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라는 것을 깨닫고 출마를 접었다”고 말했다.
그는 2시간여의 간담회 뒤 끝내고 설악산 등반을 위해 자리를 나섰다.
<원주=심형준 기자 @cerju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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