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시끄러운 이유는 분당을 공천을 놓고 입장이 갈라졌기 때문이다. 홍준표, 나경원, 정두언 최고위원은 정운찬 전 총리의 전략공천 카드를 놓지 않고 있는 안상수 대표, 원희룡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에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22일 오전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정 전 총리의 최근 행동과 관련해 "차일디쉬(childish, 어린애 같은)’한 행동이라는 원색적인 표현을 해가며 맹공을 퍼우었다. 홍 최고위원은 “처음에는 당에서 정 전 총리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이번엔 ’차일디쉬’한 행동을 보고 당에서 그 사람을 영입해본들 의미가 없겠다고 해서 영입반대론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정 전 총리가) 하시는 것을 보니 정치를 해서는 안 될, 그리고 정치를 해도 성공하기 힘들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말한 후, 정 전 총리 영입설에 대해선 “옛날에 명망가를 꽃가마 태우고 오는 때는 지났고, (정 전 총리가) 그런 인물까지는 안된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홍 최고위원은 정 전 총리의 동반성장위원장직 사의 표명에 대해서는 전날 “응석을 부리고 있다”는 격한 표현을 써가며 거칠게 비판했다.
특히 이재오 특임장관과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 여권 실세가 공천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장관이 전 전 총리 출마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임 실장은 이에 반대하며 강재섭 전 대표를 지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 대주주인 정동영 정세균 최고위원은 4.27 재보선 공천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재보궐 국면에서 손학규 대표만이 보인다는 말까지 나온다. 야권 공천의 최대 관심사인 손 대표의 분당을 출마에 대해서도 일절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재보궐 선거는 당 대표의 무대”라는 것이다. 민주당 최고위는 야권 후보연대 협상의 전권을 손 대표와 이인영 최고위원에 일임했다.
그러나 여야가 다른 듯 하지만 시선은 내년 총선과 대선을 바라보고 있단 점에서 비슷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4.27 재보궐 선거 결과에 따라 전당대회 등 당 권력이 재편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나라당에서는 튀는 게, 민주당에서는 조용히 때를 기다리는 게 정치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상화ㆍ서경원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