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남은 두 사람의 첫 정면대결이 될 것으로 보이는 4ㆍ27 김해을 보궐선거의 야권 후보 단일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뤄져 축하 덕담이 오가는 속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손 대표는 이날 유 대표에게 “유시민 대표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민주당과 참여당이 하나가 되라는 것이니 유 대표가 잘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 대표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면서도 “손 대표님께서 제1야당 대표의 큰 리더십으로 잘 이끌어주시고, 다른 야당들도 잘 보듬어주시면 모든 어려운 문제를 잘 타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유 대표는 “그래도 민주당이 야권의 큰 집안이기 때문에 어제 저희가 먼저 민주당을 찾아왔어야 했는데 일정상 사회단체부터 인사를 했다”고 말하자 손 대표는 웃으며 “뭐 그렇게 따지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했다. 그런 뒤 손 대표도 “나도 오늘 유 대표가 오신다고 해서 다른 일정을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이어 “유 대표가 언론에 접촉도 많이 해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중요한 건 내년도 정권교체에 대한 희망을 주는 거니까 야권과 민주세력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시고 이것이 유 대표가 대표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거듭 강조하자 유 대표는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손학규(오른쪽) 민주당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 당대표실에서 신임 인사차 예방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양동출 기자/dcyang@heraldcorp.com |
손 대표는 또 과거 자신의 영국 유학시절을 소개하면서 “나는 70년대 전기간을 반(反)유신운동으로 청춘을 보내고 유신이 끝난뒤 바깥 구경좀 하자고 해서 민주주의의 본고장인 영국으로 유학을 간 것”이라면서 “거기서 공부가 재밌다고 느끼기 시작한 때부터 망조가 들었는데, 제가 귀국해서 한국에 와서 운이 좋게 교수도 했지만 어떻게 보면 내가 잠깐 외도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원래 학자가 아니고, 언론에서 나를 학자 출신이라고 하면 학자들을 모독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번 김해을 후보 단일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이곳의 승부가 향후 야권내 지형과 두 사람 입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대표의 양보없는 일전이 전개되고 있다.
유 대표는 지난 19일 수원에서 개최된 국민참여당 전당대회를 통해 당의 새 수장으로 선출됐다. 유 대표는 이날 취임일성으로 ‘진보세력의 연대ㆍ연합을 통한 정권 교체’를 목표로 제시한 뒤 내년 총선에서는 당 후보자 중에서 20석 이상의 당선자들이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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