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요사태가 중동 전역으로 확산된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유가가 150달러 선을 넘어가면 세계경제가 ‘더블딥(double dipㆍ이중침체)’에 빠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23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주재한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의 세계 에너지 부문 파급 영향 및 정책적 시사점’에 대해 보고했다.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이 국제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유가는 중동사태의 양상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연구원은 4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중동사태가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 된다면 올해 평균 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1배럴에 85~95달러 선을 유지하겠다고 내다봤다. 안타깝게도 이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연구원은 리비아 사태가 추가로 악화된다면 연 평균 유가는 120달러로 치솟겠다고 내다봤다. 알제리, 오만, 예멘까지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확산되면 유가는 130~140달러까지도 갈 수 있다. 최악의 상황은 중동 사태가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등 주요 산유국으로까지 번졌을 때다. 이 경우 국제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연구원은 관측했다.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연평균 1배럴 130~140달러 유가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면서도 “산유국의 여유 생산능력을 감안하면 고유가 지속 기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국제금융센터는 ‘일본 대지진, 중동 사태 이후 국제금융 및 원자재 시장 동향’을 주제로 발표했다. 국제금융센터는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의 발언을 인용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로 가면 세계경제는 더블딥에 봉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리비아 사태는 경기 회복과 물가 안정 간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세계경제에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면밀한 점검을 정부에 주문했다. 일본 엔화에 대해 국제금융센터는 단기적으로 강세 기조를 이어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일본 경제의 기초체력이 악화됐다는 점이 반영되면서 약세로 갈 것이라 예상했다.
<조현숙 기자 @oreilleneu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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