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는 예전같지가 않아예...” “그래도 한나라당이 강한 지역이니까 예.”
4.27 재보선을 한 달 앞두고, 김해을 지역의 예비후보들을 분주했다. 곳곳에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고, 표밭을 훑는 예비후보들도 어렵잖게 만날 수 있었다. 예비후보는 여야 합쳐 15명에 달한다. 중앙에서 기울이는 관심도 상당하다. 민주당은 23일 500여명을 결집한 선대위 출범식을 열었다. “영남에 취약한 민주당이 이렇게 할 정도”라며 혀를 대두를 정도로 뜨거운 선거열기가 느껴졌다.
하지만 각 후보들의 캠프는 비상이었다. 여야 모두 쉬운 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각 캪프 관계자들은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가 쉽지가 않다"며 "지역 특징이나 인구 구성이 상당히 복잡한 곳”이라고 말한다.
부산에 인접한 영남 지역이지만 17, 18대 총선에서는 최철국 민주당 전 의원이 승리를 가져갔다.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와 차이는 1.2%포인트밖에 불과했다. 초접전이었다. 농업 인구가 상당한 가운데, 부산과 창원의 ‘베드 타운’으로 기능하면서 시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창원이 대기업 위주이라면 김해에는 50인 이하 소규모 중소기업 6500여개가 위치하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20~30대 인구가 최근 크게 늘었고, 부동산 가격도 오르는 지역이다. 시장에서 만난 한 주부는 “부산에서 온지 얼마 안 됐어예. 아직 지지할 사람을 못 정했는데 관심은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언제든 바람이 불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지역 성격상 비슷한 양산시의 경우 2009년 10월 보선에서 박희태 한나라당 의원이 승리했지만, 친노 계열의 송인배 후보가 불과 4% 차로 추격했다. 투표율은 보선임에도 불구하고 43.9%에 달했다. 정권 말인 만큼 심판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는 점과 친노의 성지 봉하마을이 있다는 점은 선거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조직, 후보 이미지, 지원 유세가 가를 듯=재보궐 선거인 만큼 최우선 승패 요인으로 거론되는 것은 조직과 고정지지층이다. 영남이라는 지역적 특색에도 불구하고 조직 면에서 민주당이 밀릴 게 없다는 평가다. 민주당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김맹곤 시장을 당선시켰다. 최철국 전 의원의 조직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민주당이 약 10%포인트 뒤지는 정도의 결과가 나온다는 것이다. 곽진업 민주당 후보로 지지를 모으는 작업만 이뤄지면 승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당 인지도에서 떨어지는 국민참여당으로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민주당 지지층의 표를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관건이다. 김두관 경남지사가 무소속으로 김해을에서 61% 지지를 받은 만큼 단일화만 되면 문제없다는 계산이다. 국참당의 이봉수 후보는 김해에서 여러 번 출마한 바 있어 인지도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나라당은 예비후보들의 지지를 잘 묶어 내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후보 인지도측면에서 여야를 통틀어 김태호 한나라당 예비후보가 단연 우세한 것이 강점이다. 다만 총리 청문회에서 부적절한 처신 및 답변으로 낙마한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점이나 지역을 바꾸어 출마한 점 등이 큰 부담이 되고 있다. 한 택시기사는 “큰 사람 되려면 이번에는 좀 기다렸어야 하는데 조금 성급했다”고 말했다.
이번 재보궐 결과는 부산, 경남 지역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것으로 보여 각 당도 지원유세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여권의 경우 부산, 경남 지역의 지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주위 지역 의원들로서도 손 놓고 바라만 볼 수만은 없다. 동진을 노리는 야권도 부산, 경남 지역의 힘을 총동원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