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 앞으로 다가온 분당을 보궐선거에 대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출마 결단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 측은 30일 내부회의를 갖고 출마 방식 등에 대한 막판 조율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1일 손 대표가 입장을 밝힐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분당이 이번 선거의 최대 관심지역으로 부상했다.

▶‘鄭-孫’ 빅매치 부활?=손 대표 측 관계자는 30일 “분당에 출마시킬 다른 후보를 찾는 작업도 쉽게 풀리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손 대표가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었던 정황을 설명했다. 그동안 민주당은 손 대표의 출마를 놓고 측근과 비측근 세력 사이에 설전이 벌어졌고, 또 측근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등 지난한 과정을 겪어야했다.

이에 따라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였던 ‘정운찬-손학규’ 빅매치가 다시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 일각에서도 ‘신정아 파문’ 등에도 불구, 손 대표의 출마시 맞장 카드로 정운찬 전 총리 영입 검토를 멈추지 않아 왔기 때문이다. 

손학규<왼쪽>, 정운찬

안형환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정 전 총리에 대한 카드는 아직 살아있느냐’는 질문에 “제가 말하기엔 적절치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그러면서 “분당을의 경우에는 다음주에 공심위가 열리기 때문에 공심위 차원에서 고려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의 출마를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재오 특임장관은 지난 29일 ‘정 전 총리와 손 대표가 맞붙으면 누가 이기느냐‘는 질문에 “내한테 물어보면 답이 뻔하다”고 답했다.

▶與 “분당으로 分黨될라” 위기감 고조=정 전 총리 카드가 다시 되살아날 경우 분당을 공천을 둘러싼 한나라당 내 내홍이 한껏 더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당 지도부에서도 공천에 대한 불협화음이 지속되고 있고, 예비후보로 등록한 강재섭 전 대표가 ‘음모설’을 제기하며 정 전 총리의 전략공천을 거론하는 세력에 대한 엄포를 놓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당에서는 공천을 둘러싼 진통 과정이 여권 내 권력암투로까지 비화되는 모습을 보고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 수도권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분당을이 뭐기에 당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다 달려드는지 모르겠다”며 걱정을 쏟아냈다. 당 관계자는 “분당 때문에 당이 분당(分黨)이 될 지경”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이날 “이번 분당을 선거에서는 사실상 이기고 지고 하는 결과에 앞서, 당 일부에서 정 전 총리를 영입하려고 했던 시도가 내홍의 씨앗으로 작용하게 된 것이 큰 문제”라며 “이런 내부 갈등이 지속돼 권력투쟁으로 번진다면 분당까지 갈 수 있다는 해석도 불가능한 게 아니다”고 관측했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