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사실상 백지화…배경은
건설비용 대비 낮은 경제성인천공항 이용객 550만명중
전환수요 350~360만명불과
지방공항 14곳 중 11곳
5년간 누적적자 2000억 넘어
日도 97곳중 70곳 만성적자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백지화 하기로 한 것은 밀양과 가덕도 등 두 후보지 모두 ‘건설비용 대비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영남권의 반발을 의식해 백지화가 아닌 2025년 이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할 정책과제라는 단서를 달았다.
지난 2009년 말 국토연구원의 분석 보고서에서도 가덕도의 B/C는 0.7, 밀양은 0.73에 불과해 건설비용 대비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에 거주하는 인천공항 이용객 550만명 중 신공항이 건설됐을 때 전환수요도 밀양이 360만명, 가덕도는 350만명에 그쳤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선정을 놓고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는 가운데 신공항 입지평가단이 29일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을 각각 방문해 현지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 가덕도의 경우 신공항 입지가 내려다보이는 가덕도 새바지 전망대에서, 밀양의 경우 공항 예정 후보지인 밀양시 하남읍 일대에서 각각 관련 지자체장과 지역의원 및 주민들이 큰 관심을 가진 가운데 실시됐다. 부산=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
이웃 일본도 예외가 아니어서, 현재 97개의 공항 중 70여개가 만성적인 적자 상태다. 부실한 수요예측과 지역 주민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의 선심성 정책이 빚은 결과다.
특히 지난 1994년 오사카만을 매립해 건설한 간사이국제공항은 경제성 고려 없이 ‘지역배려’로 탄생한 공항의 최대 실패사례로 꼽힌다. 당시 22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됐지만 도쿄 외곽의 나리타공항과 더불어 양대 허브로 기대됐던 간사이국제공항은 지난해 말 총부채가 17조7222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하다. 연간 이자비용만 2726억원에 이른다. 도쿄 권역과 오사카 권역의 항공 수요가 분산됐기 때문이다. 오사카국제공항의 과밀화와 소음문제 해결을 명분 으로 항공 수요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고 기존 공항 바로 인근에 국제공항 건설이 강행된 것도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동남권 신공항에 대한 평가 결과, 경제성과 환경 측면에서 볼 때 당장 건설할 경우 비용대비 편익이 떨어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며 “김해공항 확장과 함께 동남권 신공항 건설 문제는 2025년 이후 장기적 관점에서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강주남 기자/namk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