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시대에 글쓰기가 경쟁력의 요소가 되고 있는 건 좀 이상하게 느껴질 법하다. 내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며 흩어져 있는 경험의 편린들을 모아 말로 짜내는 고된 작업은 따지고 보면 전자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다. 역설적이게도 광활한 디지털 광장은 쓰고 또 쓰기를 무한히 허락하면서 독촉까지 하는 모양새다. 

좋은 글쓰기에 일반적인 룰이 있을 순 없다. 그렇기에 작가들의 글쓰기론은 제각각이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주목받는 글쓰기의 형태로 일반인에겐 익숙지 않은 내러티브 글쓰기에 대해 들려준다. 이는 사실에 근거해 실제 벌어진 일을 소설처럼 흥미진진하게 서술하는 방법으로 뉴스 전달방식 중 하나다. 저자는 넘쳐나는 정보 홍수의 시대에 내러티브라는 이야기의 옷을 입지 않고는 뉴스로서의 역할도 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구체적으로 들어가면 무엇을 이야기해야 하는가라는 주제 발굴부터 주인공을 어떻게 설정한 것인가, 인물묘사 방법, 누구의 시점에서 이야기할 것인가 등 이야기를 구성하는 뼈대 세우기가 처음엔 간단치 않다. 저자는 국내외 다양한 기사 전범, 문학작품들을 예로 들어 꼼꼼하게 지도해 준다.

저자의 글쓰기 강의는 참다운 이야기의 발견을 통해 대상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데 있다. 기교나 장식이 아닌 글의 중심에 다가가기는 글의 본질, 저널리즘의 본질과도 통한다. 타고난 글솜씨가 없어도 가능한 내러티브 글쓰기는 특히 정보를 실어나르기 바쁜 디지털시대에 유용한 글쓰기 전략으로 삼을 만하다.


기막힌 이야기… ┃ 최수묵 ┃ 교보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