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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데이>신공항 백지화 반대 박근혜 속내는?
차기 대권후보로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다시 정치무대의 전면에 등장했다. 지난해 세종시 파동 이후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박 전 대표가 영남지역 민심을 소용돌이 속에 빠뜨린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방침을 사실상 정면 반박하고 나서면서 정국이 요동을 치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이번 신공항 발언은 세종시 수정안 이후 지켜온 핫 이슈에 대한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것으로, 짧지만 큰 울림을 던졌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지만, 수위를 조절하며 할말은 다했다. 한발 더 나아가 동남권 신공항 건설을 차기 공약으로 내세울 뜻도 내비쳤다. 친박 진영에서는 신공항에 대한 원론적인 차원의 언급이라고 해석했지만, 그 속에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여권 거물 정치지도자의 다목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이번 발언은 내년의 큰 선거를 앞두고 ’신뢰’를 중시하는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를 강화하면서 현 정부와 본격적인 차별화 행보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일부에서는 현 정부와 결별도 염두에 둔 대권 행보의 하나라고 진단했다.

특히 선거 때만 되면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당선 후에는 이를 저버리는 일이 잇따라 펼쳐지면서 정치권이 극도의 불신을 받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는 이번에도 한국사회 최대 화두인 ’신뢰’의 문제를 제기했다. 세종시 논란 당시에 내세웠던 것과 같은 코드로,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신뢰의 정치’를 부각시켰다.

하지만 정부에서 동남권 신공항에 경제성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데다, 영남지역의 과열된 신공항 유치운동이 지역이기주의의 표현이라는 지적이 많은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발언이 과연 적절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한나라당 내부에서조차 여권의 책임있는 지도자의 모습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논란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발언은 ‘국익과 약속’ 사이에서 헤매는 정치권과 한국 사회에 커다란 숙제를 던졌다. 약속은 어떠한 경우라도 지켜야 하는 게 옳은지, 잘못됐다면 과감하게 파기하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가 그것이다. 동시에 정치인의 공약과 약속은 무엇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과제를 던지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번 신공항 발언을 통해 그의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고, 이미지를 강화할 수 있었지만, 한국사회와 정치권은 또다른 몸살을 앓고 있다. 이를 치유하는 과제 역시 거물 정치지도자 박 전 대표의 몫이 아닐 수 없다.

<조동석 기자 @superletters>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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