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 재보궐 선거 참패 후 친이계인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등 지도부가 총사퇴한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4.27 재보궐 패배로 촉발된 당 영향력 붕괴를 일정 부분에서 차단하려는 친이계와 청와대의 입김을 완전히 벗어나 당이 전면 쇄신할 것을 외치는 소장파들의 대립이 더 본격화될 예정이다. 소장파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경우, 당 내 영향력이 축소되고 내년 총선 공천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친이계에 엄습하고 있다.
첫 대립은 비상대책위원회와 원내대표단 선정이다. 친이계는 비상이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단 투톱 체제가 결정되는 1주일간 향후 친이계의 위상이 규정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상수 대표는 비대위를 직접 구성하고, 원내대표 경선 일자를 변경없이 5월 2일로 추진할 것을 27일 밝혔다. 이는 소장파 요구와 박근혜 역할론이 커지는 가운데 친이계의 첫 반격이라고 볼 수 있다. 지도부에서 사퇴하지만 친이계의 영향력을 완전히 없어지도록 두지는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역할론 등 당내 개혁 분위기가 더 커지기 전에 원내대표 경선을 실시해 친이계 후보인 안경률 이병석 의원을 당선시키고, 비대위 구성에서도 계파 안배 등의 방식으로 친이계의 영향력을 유지시키려는 복안이었다.
친이계의 이러한 주장에 당내에서는 ‘고성’이 오가고 있다. 소장파와 친박계는 강력히 반발했다. 소장파 의원들은 27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원내대표 경선 시기를 늦추는 것을 안건으로 붙였다. 원내대표 경선 연기를 표결에 붙인 결과, 경선시기를 늦추자는 주장은 44명, 그대로 두자는 주장은 43명으로 양쪽이 팽팽히 맞섰다.
그러나 원내대표 경선 연기건은 친이계의 패배로 보인다. 홍준표 서병수 정두언 나경원 최고위원 등이 모두 연기를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안 대표도 28일 오후부터는 물러섰다.
<이상화 기자 @sanghwa9989> 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