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과 대선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 달렸다.
16일 헤럴드경제 설문조사 결과 ‘내년 선거에 가장 영향을 미칠 변수’를 묻는 질문에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범 야권 후보의 단일화 여부를 꼽은 사람이 29.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후보 단일화로 열세 지역으로 분류됐던 분당과 강원에서 야당이 승리를 거둔 4ㆍ27 재보선의 경험이 유권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이다.
인천과 경기, 대전과 충청, 경남과 전북 지역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에 주목하는 시선이 상대적으로 많은 점도 눈에 띈다. 경남과 전북은 지난 4ㆍ27 재보궐 선거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선거의 핵심 이슈가 됐던 지역이다. 또 경기도 역시 지난해 지방 선거에서 민주당과 국참당의 유시민 단일후보가 나서 현직 도지사였던 김문수 후보를 위협한 바 있다.
지난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에서 위력을 떨쳤던 트위터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가 선거 판세를 가를 것으로 예측하는 유권자들도 18.5%에 달했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확산 속도가 빠른 SNS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범 야권 후보 단일화를 가장 많이 뽑은 다른 세대와 달리, 20대 응답자들은 SNS(38.8%)를 가장 주목할 변수로 꼽았다. 상대적으로 SNS에 친숙한 세대일수록 SNS의 여론을 투표에 참고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다.
무상급식, 감세 논쟁에서 보여준 ‘진보와 보수의 대결’이 내년 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도 17.9%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또 북한 도발에 따른 안보 불안 여부가 선거의 당락을 가를 것으로 본 사람도 17.2%로, 내년 선거가 ‘성장과 분배’, ‘대북 정책’을 중심으로 ‘보수와 진보’의 한판 격전장이 될 것임을 알 수 있었다.
반면 전통적으로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던 영ㆍ호남ㆍ충청권의 지역주의와 표 쏠림 현상에 대해서는 불과 6.8%의 유권자만이 주목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의 주요 이슈에 대한 질문에서는 경제에 주목했다. 가장 많은 응답자(28.5)가 ‘서민들을 위한 민생 안정 문제’가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 답했고 ‘물가 및 유가 급상승에 따른 불안한 경제 문제’도 25.6%를 차지했다. 또 무상급식이나 무상의료 같은 복지 문제가 총선과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는 답도 20.5%로 집계됐다. 전체 응답자의 75%가 ‘먹고 사는 경제 문제’가 표심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현 정부 심판(15.3%), 남북 평화 문제(5.6%) 같은 정치적 이슈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이번 조사는 5월12일부터 13일까지 2일간 전국 거주 만 19세 이상 성인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1대1 전화면접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율은 18.8%,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