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서 최근 각종 ‘연합’과 ‘연대’ 발족이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외곽 조직 정비에 나선 것이다.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이 주도하는 ‘선진통일연합’은 6일 오후 2시 여의도 63빌딩에서 창립대회를 개최했다. 선진화와 통일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실현하려면 국민운동이 필요하다는게 선진통일연합의 공식적인 창립 이유지만, 정치권에서는 향후 총선과 대선에서 한나라당의 전문가 조직으로 한 역활을 할 것이라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날 참석한 인사들도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한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천막 당사 선거를 이끌었던 박세일 이사장, 연합의 발기인으로 이름을 올린 김수한, 박관용 전 국회의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 김진홍 두레교회 목사, 박효종 서울대 교수 등은 향후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과 대선 모두에서 중요한 자문 역활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인물이다.
이와 관련 한나라당 내에서는 현재 친박과 친이로 나뉘어진 당 내 대권후보 구도에서 선진통일연합이 누구와 손을 잡는가에 따라 판도가 적지 않게 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도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원은 다음달 2일 서울 코엑스에서 첫 총회를 열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발기인총회를 마친 국가미래연구원의 이날 모임에는 박 전 대표도 참석, 사실상 연구원 관계자들과 상견례 자리가 될 전망이다.
미래연구원은 마포 사무실에서 외교ㆍ안보와 거시금융, 재정ㆍ복지 등 15개 분과별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여기서 나올 결과물 상당수가 대선 후보로써 박 전 대표의 공약과 정책을 뒷받침하게 된다. 특히 최근 한나라당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등록금 인하, 추가 감세 철회 및 각종 복지정책, 그리고 대북 정책에 대해 집중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에 맞서는 친이계는 그동안 사분오열됐던 조직의 통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발기인대회를 연 ‘대통합국민연대’는 친이계 세 규합의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통합국민연대는 과거 이명박 대통령 후보의 외곽 지원조직이었던 선진국민연대의 후신으로, 시도별로 4~5개씩 존재하고 있는 각종 모임과 단체의 연합ㆍ중심 단체를 표방하고 있다.
특히 이날 이재오 특임장관은 행사 참석 여부를 놓고 청와대와 설전을 주고 받으며 관심을 끌기도 했다. 또 친이계의 유력 대권 주자인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오세운 서울시장은 이날 행사에 직접 참석, 대선 연설 못지 않은 열성적인 연설로 친이계의 지지 끌어내기에 주력하기도 했다.
민주당 대권후보들 역시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손학규 대표는 전국 조직인 ‘통합연대’(가칭) 출범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 모임은 당내 혁신과 야권 통합이라는 손 대표의 새 메시지에 공감하는 인사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여차하면 손 대표 지원그룹으로 변신할 수 있는 셈이다.
정세균 최고위원도 지난 4월 싱크탱크 ‘통합과 연대, 실천으로 여는 국민시대(국민시대)’를 띄우고 대권 행보를 공식화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