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눈과 마음 깊은 곳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
최근 야권통합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참여당 사이의 공방이 마치 헤어진 연인이 재결합을 놓고 감정싸움을 벌이는 것 같다는 소리가 나온다.
두 당의 공방을 연애(戀愛)구도에 대입시켜보면 민주당과 참여당은 각각 남자와 여자 역을 맡았다는 분석이다. 남자는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진심’을 알아달라며 다시 만나자 하고, 여자는 ‘이제서야 나타난 저의가 뭐냐’며 당황스럽기까지 하다는 반응이다. 이는 마치 목표 지향적인 남자와 과정 우선적인 여자의 성향을 보여주는 듯하다. 그러면서 여자는 다른 남자(민주노동당)를 먼저 만나겠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은 지난해 손학규 대표 체체 출범 이후 줄곧 ‘대통합’의 원칙을 내세워 왔지만 참여당과의 이렇다할 대화를 시도하지 않았다. 이전까지의 접촉 시도가 사실상 전무했기 때문에 참여당에서는 민주당이 ‘언론 플레이’만 해오다가 급작스럽게 ‘묻지마식’ 통합 제안을 해왔다는 볼멘소리가 나올 법하다.
유시민 참여당 대표는 지난 1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아직 참여당과 민주당 사이에는 상대를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대화를 나눈 적은 단 한 차례도 없다”며 “정치는 사람이 하는 일이고, 사람이 하는 일은 모두 마음이 시키는 일인데 (민주당) 제안의 옳고 그름을 논하기 앞서서 타인(참여당)의 마음을 들여다보기 위한 준비가 돼 있는지 먼저 자기(민주당)의 마음을 들여다 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이 지난주 야권통합특위(위원장 이인영) 출범을 시작으로 보여준 통합의 의지 역시 결코 가볍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 위원장은 민주당이 가진 기득권은 다 뒤로 놓고 가능한 한 최대한 헌신하겠다고 했고, ‘대문’을 여는 것을 넘어 ‘지붕’까지 열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야권 연석회의라는 논의 테이블을 제시하는 동시에 10월까지 하나의 정당으로 모이자는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이렇게까지 했는데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떨치지 못하는 참여당이 되레 야속하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이런 가운데 양당 통합 논의의 대표 실무자로 서게 된 이 위원장과 유 대표 간의 감정 해소가 우선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5살 차이인 두 사람은 시민사회운동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이 위원장(1964년생)은 유 대표(1959년생)를 ‘시민이 형’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지난 4월 김해을 보궐선거의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프레임’ 공방을 벌이면서 관계가 서먹해졌다. 일각에서는 이 당시 생긴 감정의 골이 야권통합 논의를 시작하는데 있어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경원 기자 @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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