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나라사랑 전국대학생연합 글로벌 리더스 발대식’ 자리에서 100여명을 대학생들을 상대로 펼친 강연을 통해 “5ㆍ16 군부가 가만히 개인의 행복을 앗아가는 것을 볼 수 없어서 47년전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장관은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쿠테타를 일으킨 세력들이 나라 질서유지가 된 다음에 다시 군으로 돌아간다고 해놓고선 모두 정치를 하겠다고 해서 공화당을 만든 것”이라며 “5ㆍ16 쿠테타로 정권을 잡은 군부에게는 지도력이 없었으니까 통치하려면 돈이 필요했기에 일본과 차관 협상을 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군부가 한ㆍ일 협상을 하면서 일본에서 차관 5만불을 얻기 위해 독도 평화선을 내주게 됐다”며 “결국 5ㆍ16 군부가 지금 벌어지고 있는 독도 문제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초 트위터를 통해 1964년 한ㆍ일 회담 문제로 박 전 대통령을 공개비난한 것에 이어진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을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견제발언이라고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특히 이 장관의 이날 발언은 최근 'MB의 입'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이동관 청와대 언론특보가 박근혜 대세론은 독약이며 뉴 비전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파장을 일으킨 데 이어 나온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시차를 두고 박 전 대표를 공격하는 모양새를 보인 데 대해, 정치권에서는 친이계 내부에 박 전 대표를 견제하려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아울러 이 장관의 당 복귀 임박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와 ‘반(反)독재 대 독재’의 구도를 형성, 본격적인 정치활동 재기를 노리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당 안팎에서 적잖게 나온다.
이 장관은 지난 2004년 박 전 대표를 ‘독재자의 딸’, ‘유신의 잔당이 아니라 유신 그 자체’라고 비난했다. 2007년 대선 후보 경선에서도 이명박 대통령을 도와 박 전 대표와 맞섰다.
또 이 장관은 일본 정부가 자국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대한항공 이용자제 지시를 내린 것과 관련, “이건 마치 JAL(일본항공)기가 대마도 주변을 돌았다고 해서 우리 정부가 JAL기를 타지 말라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그러면 일본은 전쟁하려고 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상공을 정부 비행기도 아니고, 민간 항공기가 시험비행한 것으로 놓고 딴지를 거는 것은 염연히 WTO(세계무역기구) 정신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정치권의 복지 논쟁과 관련, “지금 우리나라에 시급한 게 뭐냐를 두고 복지다 뭐다 하는데 당장 우선해야 할 것은 복지가 아니라 청렴ㆍ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며 “부패로 소모되는 300조원만 아끼면 반값등록금이 아니라 무상교육, 무상급식 등 100% 보편적 복지를 이뤄 다 무상으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경원 기자@wishame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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