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희호 여사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조문 방북 추진에 대해 긍정적 회신을 보내왔다.
22일 정부 및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측은 21일 저녁 개성공단 내 현대아산 개성사업소에 통지문을 보내 “현 회장의 조의 방문을 위한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 육로로 오면 편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 통지문은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위)가 현 회장 앞으로 보냈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또 “시간이 많지 않으니 일정을 빨리 알려달라”고 덧붙였다. 북측은 현대그룹이나 현대아산 측이 현 회장의 방북을 위한 별도의 의사타진을하지 않았음에도 이 같은 적극적 입장을 전달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은 앞서 지난 20일 “금강산관광과 개성공업지구 협력사업을 열어 민족의화해와 협력을 위해 노력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타계에 심심한 애도의 뜻을 표한다.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한의 예의를 갖출 것”이라며 애도를 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 회장과 이 여사의 조문 방북이 조만간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방북 시기는 26~27일, 또는 27~28일 1박 2일 일정으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현재 이 여사 및 현 회장 측과 방북 인원 규모와 시기, 경로 등에 대한 실무 협의를 이틀째 진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방북 조문이 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고 정몽헌 회장에 대한 북측의조문에 대한 답례 성격인 만큼 방북 규모를 필수요원으로 최소화할 예정이다.
핵심 가족과 수행원, 이 여사가 고령인만큼 필요하면 의료진 등이 동행할 예정이다. 과장급 또는 그 이상의 정부 실무진 2~3명도 연락 채널 확보와 전 대통령의 영부인이었던 이 여사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 함께할 예정이다.
이 여사 측은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박지원 민주통합당 의원과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의 동행을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가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 여사 및 현 회장 측과 방북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가 마무리되면 북측에 관련 내용을 통보하고 신변안전 보장을 받을 예정이다.
홍석희 기자 h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