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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한의 리썰웨펀]南 군사력 증강은 北에게 과연 반민족적 행위일까
-北매체 “남측 군사력 증강, 반민족적” 지적
-남북 군사합의 이후 동북아 정세 고려해야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역사적인 평양 정상회담 직후인 24일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가 남한의 군사력 증강 계획에 대해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과연 남측 군사력 증강이 반민족적 행위인지는 더 깊이 생각해 볼 문제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군사합의를 이룬 만큼 남측 군사력 증강이 남북 대립시대 이후를 대비한 포석이라는 전망과 해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가 이달 진수식을 가진 3000t급 잠수함 [사진=해군]


북한의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24일 남측의 3000t급 잠수함 진수식과 해상초계기 도입 등 전력증강 계획을 거론하면서 이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이날 ‘민족화해와 평화번영 분위기에 역행하는 군사적 움직임’이란 제목의 개인 필명의 논평에서 “남조선 호전광들이 ‘인천상륙작전전승기념식’ 놀음을 백주에 벌려놓고 미국으로부터 전쟁무기들을 끌어들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것은 명백히 민족의 화해와 단합, 평화번영을 바라는 겨레의 지향과 염원을 짓밟는 반민족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호전광들은 3000t급 잠수함 진수식 놀음을 벌려놓고 ‘힘을 통한 평화는 정부의 흔들림 없는 안보전략’ 등을 떠들어댔는가 하면 미국으로부터 해상초계기 6대와 패트리엇 요격미사일 64기를 끌어들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조선반도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려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경주되고 있는 때에 강행되는 용납 못 할 군사적 움직임”이라고 비난했다.

우리민족끼리는 “조선반도의 긴장완화와 북남관계의 새로운 높은 단계는 쌍방이다 같이 노력할 때만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 “좋게 발전하는 민족화해와 평화번영 분위기에 역행하는 남조선 호전광들의 군사적 움직임은 북남관계에 엄중한 후과(결과)를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남북은 지난 평양 정상회담에서 육상과 해상, 공중을 포함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를 채택했다.

이 합의서에는 서해상에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한다는 내용과 함께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시범철수, 공동유해발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DMZ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방안도 담겼다.

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육해공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군사적 긴장과 충돌의 근원이 되는, 상대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양측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하며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 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

남북은 아울러 ‘남북군사공동위원회’를 가동해 상대방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훈련과 무력증강 문제, 다양한 형태의 봉쇄 차단 및 항행 방해 문제, 상대방에 대한 정찰행위 중지 문제 등을 협의하기로 뜻을 모았다.

남북은 또 11월 1일부터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상대방을 겨냥한 각종 군사연습도 중지하기로 했다. 지상에서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5㎞ 내에서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해상에서는 서해의 경우 남측 덕적도 이북으로부터 북측 초도 이남까지의 수역, 동해의 경우 남측 속초 이북으로부터 북측 통천 이남까지의 수역에서 포사격 및 해상 기동훈련을 중지하는 한편 해안포와 함포의 포구 포신 덮개 설치 및 포문 폐쇄 조치를 하기로 합의했다.

공중에서는 군사분계선 동서부 지역 상공에 설정된 비행금지구역 내에서 고정익항공기의 공대지 유도무기사격 등 실탄사격을 동반한 전술훈련을 금지하기로 했다. 고정익항공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동부전선은 40㎞, 서부전선은 20㎞를 적용해 비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하기로 했다. 회전익항공기(헬기)는 군사분계선으로부터 10㎞, 무인기는 동부지역에서 15㎞, 서부지역에서 10㎞로, 기구는 25㎞로 적용하기로 했다.

남북은 이와 함께 2004년 6월 4일 제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서명한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관련 합의를 재확인하는 한편 서해상에 평화수역과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을 설정하기로 했다.

시범 공동어로구역은 남측 백령도와 북측 장산곶 사이에 설정하되 구체적인 경계선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서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

남북은 DMZ의 평화지대화를 위한 GP 시범철수와 공동유해발굴, JSA 비무장화 등에도 합의했다. 양측은 비무장지대 내 모든 GP를 철수하기 위한 시범적 조치로 군사분계선(MDL) 1km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GP 각각 11개를 철수하기로 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비무장화를 위해 지뢰제거와 함께 초소 내 인원과 화력장비를 철수하고 불필요한 감시장비도 제거하기로 했다.

DMZ 내 공동유해발굴은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시범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유해발굴 지역 내 지뢰 등은 올해 11월 30일까지 완전히 제거하고 유해발굴을 위해 남북 간 폭 12m의 도로도 개설하기로 했다.

공동유해발굴과 함께 비무장지대 내 역사 유적에 대한 공동조사 및 발굴과 관련한 군사적 보장대책을 계속 협의하기로 했다. 남북은 한강 하구를 공동이용수역으로 설정하고 남북 간 공동수로조사를 벌이는 한편 민간선박의 이용도 군사적으로 보장하기로 했다. 공동이용수역은 남측의 김포반도 동북쪽 끝점에서 교동도 서남쪽 끝점까지, 북측의 개성시 판문군 임한리에서 황해남도 연안군 해남리까지 길이 70㎞, 면적 280㎢에 이르는 수역으로 설정됐다.

공동이용수역에 대한 현장조사는 올해 12월까지 남북 공동으로 진행하고 공동조사단은 전문가를 포함해 각각 1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렇게 남북이 군사적 합의를 이뤘지만, 주변국들을 고려할 때 군사력 유지는 필요하다는 주장이 군 내부에서 확산되고 있다.

중국과 일본, 러시아의 군사력 증강이 가속화되고 있고 한일, 한중간 독도와 이어도 등 분쟁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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