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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여성 래퍼 키디비(30)를 향해 성적 모욕이 담긴 곡을 발표해 법정에 선 블랙넛(김대웅·31)의 항소심 선고결과가 12일 오후 발표된다. 그러나 1심 선고 이후에도 반성 없는 김씨를 두고 힙합계가 주장하는 표현의 자유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씨는 1심 선고에서 집행유예 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 남부지법은 지난 1월 여성 래퍼 키디비에 대한 모욕 혐의로 김씨에게 1심 징역 6개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같은 판결은 힙합 래퍼들 간에 처음으로 모욕죄가 성립한 사례다. 김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장을 제출하며 법적 공방을 이어왔다.
김씨는 예술을 하는 사람에게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을 막으면 안 된다며 음악으로 인한 오해는 음악으로 풀고 싶다는 입장을 지난달 열린 공판에 참석해 밝히기도 했다. 김씨의 변호인 측도 힙합에서 래퍼가 실존하는 다른 가수를 특정해 가사를 작성하는 현상은 예전부터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이에 비해 논란을 초래한 래퍼에 대한 힙합계의 자정 작용이 없고, 본인조차 ‘반성’이 없는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한다면 피해자의 인권이 침해될 수 있다는 비판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김 씨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대중문화가 공유하는 최소한의 상식조차 벗어난 곡에 대한 자정작용은 어느 정도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난 1월 1심 선고 이후 김 씨의 행보는 이같은 비판에 불을 지폈다. 그는 선고 직후인 2월에도 다른 힙합 가수들과 버젓이 협업하며 곡을 발표했다. 공권력과 법정을 조롱하는 가사까지 썼다.
지난 2월 발표된 기리보이의 곡 ‘IMJMWDP’에서 김 씨는 ‘내 힙합은 진짜라서 징역 6개월’, ‘백화점 대신 법정에서 flexin’, ‘법이고 윤리고 시끄러 비켜’, ‘그까짓 공권력 안 쫄려’ 등의 가사로 녹음에 참여했다. 당시 김 씨는 스윙스 등 유명 연예인들이 공동 작사가로 참여한 곡에 이름을 올렸다.
김 씨가 여성 래퍼 키디비라는 특정인에 대한 모욕 이외에도 논란이 될 가사를 다수 작사했다. 김씨는 ‘여성을 때려서라도 내걸로 만들래’라고 적는가 하면, 장애인에 대해서는 ‘휠체어 끼릭끼릭’이라고 묘사한 곡도 발표했다.
한편 김 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은 12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형사부의 심리로 열린다.
앞서 검찰은 “힙합 디스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김 씨는 고소인을 성적으로 모욕했고 디스를 주고받지도 않아 충분히 모욕죄가 성립 가능하다”며 블랙넛의 항소를 기각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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