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채용’ 사건의 공판 기일에서 2012년 당시 KT 이석채 회장의 비서들이 딸의 부정채용을 청탁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을 평가한 내용의 엑셀 파일 일부 내용이 공개돼 이목을 끈다. [헤럴드경제 모바일섹션] |
[헤럴드경제=이운자 기자]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의 KT부정채용이 이뤄진 2012년 당시 이석채 회장의 비서들이 김 의원을 ‘중요도 최상의 요주의 인물’로 평가한 내용의 문서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KT부정채용 사건의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당시 이 회장의 비서실이 관리하던 ‘이석채 회장 지인 데이터베이스(DB)’ 엑셀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 파일에는 김성태 의원에 대해 “요주의. 전화 관련 시비 많이 거셨던 국회의원으로 KT 출신, 중요도 최상”이라는 설명이 달려 있었다.
이날 증인으로 나선 옥모(50) 전 비서팀장(현 케이뱅크 경영기획본부장)은 이 명단이 당시 비서실 구성원이었던 실장, 팀장, 여직원 2명 등이 이 전 회장의 지인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든 문서라고 증언했다.
명단은 11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날 재판에서는 극히 일부인 4∼5명의 이름만 공개됐다.
공개된 명단 가운데는 김 의원 외에도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인 손진곤 전 변호사, 허범도 전 국회의원, 상도동 김기수 회장 등도 포함돼 있었다.
‘상도동 김기수 회장’은 2011년에는 손자가 KT 서류전형에서 탈락했으나, 이듬해인 2012년에 외손녀인 허모 씨가 부정 합격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상도동 김 회장'의 구체적인 신원을 밝히지 않았으나 이 전 회장이 김영삼 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사실을 고려하면 같은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낸 김기수 전 비서실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검찰은 2012년 상반기에 부정 채용된 의혹을 받는 허범도 전 의원의 딸이 신입사원 연수 도중 동료들과 불화를 겪었다는 내용의 e-메일도 재판에서 공개했다.
당시 허 전 의원의 딸은 당시 KT 신입사원들과 강원도 원주에서 합숙 교육을 받던 시기로 당시 인재 육성을 담당했던 천모 상무는 인재경영실 상무에게 “허○○ 신입사원의 문제가 점점 심각해져 간다. 집에 다녀오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같은 조 여자 신입 2명을 다른 조로 바꿔 달라고 요청한다. 다른 동기들과 갈등도 있어 보인다“며 “이 친구를 집에 보낸다면 소문이 나면서 갈등 관계가 증폭될 수 있다”고 이 회장 비서실에 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허 의원의 딸은 인적성, 면접 등의 결과가 불합격에서 합격으로 조작돼 당시 최종 합격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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