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에서 느껴지는 저항감도 덜해… 더 늘어날 것
CU가 이번 달부터 연재 중인 웹소설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 이미지. [사진=CU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박재석 기자]웹소설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 웹툰 ‘인스타툰’, 디지털 싱글앨범 ‘진심’…
광고가 진화하고 있다. 위에 나열된 언뜻 보면 MZ세대(밀레니얼+Z세대)에 인기 많은 K-콘텐츠인 듯 보이지만, 사실 편의점 CU와 GS25, e커머스 SSG닷컴이 진행 중인 온라인 광고다. 최근 만화나 웹소설, 가요 등 MZ세대가 주로 소비하는 문화 콘텐츠에 상품이나 서비스 내용을 살짝 끼워 넣는 식의 광고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대놓고 성능이나 맛을 소개하기 보다 스토리나 리듬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알려 소비자의 저항감이 덜하다는 평가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CU는 지난 1일부터 웹소설 작가 놀마와 손잡고 웹소설 ‘편의로운 수라간 생활’을 연재하고 있다. 편의점 알바 조은이 과거로 시간여행을 갔다는 퓨전 사극 형식을 빌려 CU의 PB 브랜드 ‘헤이루’의 음료수와 라면 등을 웹소설에서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소설에서 PB 브랜드 ‘헤이루’는 수라간 재료 저장고 ‘해이루’가 됐으며, 소시지는 웃음이 나다 못해 감격의 눈물이 그치지 않는 음식이 됐다. 마카롱은 강아지도 입맛을 다실 만큼 맛있는 ‘막갈옹(寞獦喁)’으로 변했다.
CU는 웹소설에서 마카롱의 의미를 한자로 풀어냈다. [사진=CU 네이버포스트 캡처] |
SSG닷컴은 만화가들과 협업해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짧은 만화를 게시했다. 식재료나 반려동물 간식 등을 새벽배송으로 간편하게 주문했다는 짧은 내용으로, 새벽배송 서비스와 장바구니, 친환경 보랭제 등을 알렸다. 누구나 일상에서 겪을 법한 일들이 소재여서 독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특히 SSG닷컴은 만화를 게시하며 이용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그 결과 현재까지 새벽배송을 소재로 한 100여개의 콘텐츠가 공식 SNS에 올라왔다. 몇 개의 콘텐츠를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100여개의 광고가 생긴 셈이다.
유통업계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설이나 만화 등으로 풀어낸 광고를 속속 선보이는 것은 이같은 방식의 광고에 MZ세대들이 열광하기 때문이다. 분명 광고이긴 하지만, 문화 콘텐츠의 성격이 짙다보니 소비자 평가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특히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간접광고 형식의 콘텐츠인 만큼, 디지털 콘텐츠를 활발히 이용하는 젊은 세대의 브랜드 공식 SNS에 유입되는 등의 효과를 보고 있다.
CU 관계자는 “지난 7월에 처음 선보인 웹소설이 참신하다는 반응을 얻어 새로운 소설을 연재했다”며 “웹소설을 통해 CU SNS 채널로 사람들이 유입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CU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뜨거운 만큼 독특한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SSG닷컴 인스타눈 [사진=SSG닷컴 인스타그램 캡처] |
재미와 공감 등을 동시에 잡은 문화 콘텐츠인 만큼 과한 광고에서 느껴지는 저항감도 덜하다. 특정 브랜드나 상품, 서비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나열하지 않고, 그저 상품의 맛이나 이미지, 서비스의 편리함 등을 자연스레 소개할 뿐이기 때문이다. 가령 기존 제품 이름에 한자를 붙여 의미를 새롭게 만들거나, 급하게 장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편리하게 상품을 구매했다는 식으로 상품이나 서비스를 에피소드에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황장선 중앙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직접적인 광고보다는 브랜드나 상품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알리는 방식의 광고가 저항감이 덜하며”며 “이런 형식의 콘텐츠는 갈수록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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