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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석 아크로리버하임 또 20억 넘어 신고가…“실수요자는 가격 올라도 산다” [부동산360]
정부 15억원 주담보대출 금지에도
비강남 84㎡ 몸값 계속 높아져
서대문구·동대문구도 15억원 가까이 올라

[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 지난 10월 서울 비강남 지역 중 처음으로 84㎡(이하 전용면적)가 20억원에 거래됐던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이 11월 그보다 몸값을 더 높여 20억3000만원에 팔렸다. 한강 조망권 아파트로, 이 지역 대장주로 꼽히긴 했으나 상승 속도가 시장 예상보다 빠르다.

정부가 지난해 말 12·16 대책을 내놓으며 투기과열지구 내 15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을 금지했지만, 오히려 서울 전역에서 15억원을 초과해 거래되는 아파트가 증가세다. 강남 3구로 국한됐던 초고가 아파트 밀집지역이 서울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시장에선 이에 대해 ‘실수요자’의 매수세가 거세진 때문으로 보고 있다. 투자 목적의 매수는 값이 오르면 매수 의사를 철회하지만, 실수요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파트값 상승을 떠안고 계약서를 쓴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서울 및 수도권 전역에 아파트 값이 올라 ‘대체 지역’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실제 고가 아파트 시장은 올 들어 5월 절세용 급매물이 일부 출현하며, 하락되는가 싶더니 6월 1일 보유세 부과 기준일이 지나자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그 추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각종 규제에도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르며, 비강남 지역 중형면적 아파트도 연이어 주택담보대출금지 기준인 15억원을 넘겨 거래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강남구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

직주근접지로 선호되는 마포구 아현동의 마포래미안푸르지오 84㎡는 지난달 15일 17억5000만원 신고가에 팔렸다. 같은 구 현석동의 래미안웰스트림도 84㎡ 11월 21일 18억5000만원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 일대는 상반기엔 15억원선을 넘지 못하고 매매됐었는데, 하반기부터 매매가가 탄력을 받아 오르기 시작했다.

강동구에선 새 아파트 84㎡가 지난달 일제히 15억원 선을 넘겼다. 고덕그라시움(16억8000만원), 고덕아이파크(15억3500만원),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5억500만원), 고덕센트럴아이파크(15억4800만원) 등도 10월 말부터 신고가 거래를 이어가면서 주택담보대출 제한선을 초과해 거래되고 있다.

뉴타운 사업 등으로 대규모 재개발을 거쳐 신축 아파트 단지가 형성된 서대문구와 동대문에서도 15억원을 가뿐히 넘기며 계약서를 쓰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서대문구 e편한세상 신촌 84㎡는 11월 2일 16억8000만원 최고가를 새로 썼다. 동대문구 래미안크레시티는 지난달 11일 121㎡가 16억1000만원에 팔리며 처음으로 16억원을 넘겼다. 연초만 해도 이 아파트는 14억원대에 거래됐다.

서울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경. 강북 지역 핵심지인 이 아파트는 지난달 전용 84㎡가 17억5000만원 신고가를 경신했다. [헤럴드경제DB]

15억원을 턱밑까지 쫓아온 단지도 있다. 성북구에선 래미안길음센터피스 84㎡가 14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연말 12억4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이 올랐다. 서대문구 DMC파크뷰자이도 120㎡가 11월 22일 14억995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공인중개업계 관계자는 “15억원 주택담보대출규제가 나타났을 때 상승 제한을 받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주택자 규제나 새 임대차법 시행 등으로 ‘똘똘한 실거주 한 채’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매매가가 우상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사그라들지 않자, 정부도 부동산 시장으로의 유동성 과잉 유입에 대해 경고하고 나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8일 거시경제회의에서 “부동산시장 참가자들도 완화적 거시경제정책 기조가 코로나19 위기 이후 정상화할 가능성까지 고려해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부동산 시장을 유독 언급한 까닭으로 “자산 시장 중에서도 부동산 시장이 심리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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