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전부터 오프라인 상가 경기 침체
서울 주요상권 공실 수두룩…올해 통계치 최악 예상
서울 시내에서 권리금을 받는 상가 비중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공실로 나온 상가의 모습.[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2017년 이후로 서울시에서 권리금을 받는 상가의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권리금 상가가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장사가 안 돼 급하게 정리하고 나오는 상인들이 많다는 뜻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17년 서울의 ‘권리금 유(有)’ 상가 비중은 65%(2015년 9월의 권리금이 있는 상가를 100%으로 둠)였는데, 그 후 2018년 62.7%, 2019년은 61.2%로 지속적으로 줄었다. 바꿔 말하면, 2017년부터 무권리금 상가가 계속 늘어난 것이다.
통상 권리금은 기존 사업자가 새 사업자(임차인)에게서 점포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을 넘기는 대가로 수취한다. 이 자리에 들어와 장사를 하면 매출이 보장될 것이란 전제가 깔려있어야 한다.
2020년은 아직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경기침체로 역대 최저 수준의 통계치가 예상되고 있다.
평균 권리금액도 내리막세다. 2017년은 5682만원, 2018년은 5472만원, 2019년은 5130만원으로 집계됐다. 중위 권리금액은 2017년 3884만원이었지만(㎡당 110만7000원) 2018년 3496만원(㎡당 99만원), 2019년 2994만원(㎡당 90만1000원)으로 내렸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앞으로 권리금 문화는 점점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조 연구원은 “2019년은 코로나 여파도 없었는데 그 전년도보다 권리금이 감소했다”며 “상가시장이 활성화되고 매출이 늘어나야 권리금도 생기는데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 경기가 크게 좋아질 계기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 및 음식점업이 과거 2019년까지는 권리금 비율이 80%를 유지하며 가장 높았다. 하지만 2020년은 코로나19 영향으로 가장 크게 타격을 입는 업종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그나마 숙박업은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풍선효과로 국내여행 수요가 늘어나 선방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방역지침으로 취식 제한 등이 가해진 음식점업은 권리금을 포기하고 장사를 접는 사업자가 크게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불금’마다 인파가 북적였던 마포구 홍대 상권은 올 한 해 경기불황으로 권리금을 포기하고 장사를 접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헤럴드경제DB] |
실제로 서울 주요 상권 공실률은 심각한 상태다. 올해 3분기 서울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8.5%로 2분기 7.9%보다 증가했다. 이태원은 공실률이 무려 24.9%에 이르러 네 집 중 한 곳은 문을 닫았다. 강남대로 상권도 16.4%가 공실로 나타났고 시청 10%, 종로 9.9% 등 서울 곳곳에서 공실이 늘고 있다.
마포구 홍대 A공인 대표는 “누구나 알만한 옛 홍대 버거킹 자리가 무권리금으로 나왔지만, 워낙 장사가 안되니 월세 2000만원을 감당할 사업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메인 도로에도 공실이 많아졌고 이면도로쪽 상가는 층수와 상관없이 전부 무권리금 상태라고 보면 될 정도”라고 말했다. 연말 코로나 3차 대유행이 덮치면서 폐업하는 상가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어 4분기 통계는 여기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공인중개사는 “상가 중개를 오래 해봤지만 지금처럼 1층 무권리금 상가가 많아진 것은 처음 본다”며 “임대인들도 월세나 보증금 협상에서 예전과 달리 훨씬 유연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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