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인 땅·아파트 매입 비율 높아
하남 외지인 토지매입 71.8%, 세종도 66.9%
3기 신도시 예정지인 경기 하남시 교산지구 일대의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지난해 땅값이 크게 오른 세종과 경기 주요 지역에서 외지인 원정투자가 기승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토지의 경우 외지인이 사들이는 비율이 최대 70%에 달할 정도로 투자수요가 집중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헤럴드경제가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토대로 지난해 지가변동률 상위 10개 기초 지자체의 순수토지(건축물을 제외한 토지)·아파트 매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부산을 제외한 7곳에서 외지인 비율이 전국 평균을 크게 상회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지인의 땅과 아파트 매입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경기 하남시였다. 하남시의 지난해 순수토지 거래량은 총 6849필지였는데 이 가운데 외지인이 4916필지(71.8%)를 사들였다. 지난해 하남시 땅을 산 10명 중 7명이 외지인이었던 셈이다. 아파트 역시 전체 거래량(9712건) 가운데 37.3%인 3624건을 외지인이 체결했다. 하남시의 지난해 지가상승률은 6.57%로 세종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지난해 전국에서 땅값이 10.62% 오른 세종도 외지인 순수토지 매입 비중이 66.9%에 달했다. 전체 순수토지 거래량이 1만6130필지 가운데 세종시 외 거주자가 1만786필지를 매입했다. 아파트의 경우 전체 거래량 2만5214건 가운데 7358건을 외지인이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외지인 매입 비율이 토지의 경우 30%, 아파트의 경우 20%를 넘으면 외부 투자수요 유입이 많다고 본다. 이 기준에서 7개 지역은 모두 원정투자자의 먹잇감이었던 셈이다.
특히 땅에 대한 원정투자가 많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지가상승률 전국 3위를 기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의 외지인 순수토지 매입 비율은 61.6%였다. 과천시(59.4%)와 광명시(51.7), 성남시 중원구(49.9%)도 전체 토지거래의 절반을 외지인이 차지했다. 외지인 비율이 가장 낮았던 남양주시도 39.7%로 30%선을 훌쩍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의 경우 외지인 매입 비율이 비교적 낮았으나 외부 투자수요 유입 수준을 가늠하는 20%선은 일제히 넘었다. 성남시 수정구가 22.5%였으며 ▷과천시 32.1% ▷광명시 33.1% ▷성남시 중원구 28.7% ▷남양주시 34.2% 등이었다.
이들 지역에서 외지인 원정 투자가 집중된 것은 개발호재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초과수요가 결국은 외지인으로부터 오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과 상관관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외지인 매입 비율이 60%가 넘는다는 것은 사실상 투기판이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eh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