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일하고·모이는 다이닝공간 활용에 주력
완전개방 또는 가장 큰 방으로…거실 유무 선택
1층가구에 지하1층도 같이 주는 복층형 설계 나와
바닷가 아파트는 거실·주방·다이닝 모두 오션뷰
아이들 손끼임 방지 안전도어 등 개발도 활발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갤러리창’ 및 ‘힐링 프리미엄’ 주거상품. 주방을 풍경과 힐링공간을 겸비한 ‘다이닝룸’으로 구성했다. |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절대 다수의 취향이란 것이 존재할까. 수없이 다양하게 세분화된 취미와 관심사처럼 집의 구조 또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어떤 사람은 거실과 주방, 그리고 식사하는 공간이 스튜디오처럼 경계 없이 보이길 바라지만, 또 다른 이는 거실이 ‘집에서 가장 큰 방’이 되면서 다른 공간과 분리되길 원한다.
건설업계는 새로운 ‘개인화’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해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난 것에 착안해 다양한 평면과 공간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먹고·일하고·모이는 주방=가족 구성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장소는 다이닝(Dining·식사) 공간이 되었다. 함께 모여 식사를 하는 것 뿐만 아니라 공부나 재택근무, 소규모 파티를 여는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GS건설 계룡자이 84A 타입에 적용된 딜라이트풀 다이닝공간 |
GS건설이 개발한 라운지 다이닝 특화 평면에서는 주방과 다이닝 공간의 경계를 없앴다. 기존 아파트의 대표적인 주방 구조는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과 먹는 사람을 단절시켜왔다. 조리대는 벽을 바라보고, 식탁은 조리대와 거리가 멀었다.
반면, 딜라이트풀(delightful·즐거운) 다이닝이라는 컨셉으로 기획된 신평면은 가족들이 한데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계획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요리·설거지를 위한 기능성 공간으로만 인식되던 주방에 커다란 ‘갤러리창’을 설치하고, 그 아래에 단차를 활용해 티타임을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을 만들었다.
▶거실…확 트거나, 닫아버리거나=대우건설은 스튜디오형 구조를 선호하는 2030세대의 수요를 반영한 ‘전면개방 LDK(Living·Dining·Kitchen)’ 설계를 적용했다.
대우건설의 스튜디오형 구조 선호 고객을 위한 ‘전면개방형 LDK’ |
현대건설도 거실과 주방을 하나의 넓은 공간으로 사용하는 ‘H 세컨리빙’을 개발했다. 특히 배달음식을 먹는 가구가 증가한 것을 반영해 싱크대와 가스렌지 등 조리공간을 보조주방 쪽으로 이동했고, 그렇게 확보한 공간에 그랜드 아일랜드(대형 식탁 겸 테이블)를 배치했다. 그랜드 아일랜드는 6인 이상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을 만큼 크고, 식탁 혹은 테이블, 때로는 홈오피스 등 다목적 사용이 가능하다.
그랜드 아일랜드가 설치된 H 세컨리빙 선택평면[현대건설 제공] |
동시에 현대건설은 중소형 크기 주택 입주자들이 맞닥뜨리는 ‘넓은 거실을 방으로 사용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에서 미닫이로 움직이는 벽 ‘H 월’을 고안해냈다.
H 월은 두 개의 커다란 미닫이 벽이다. 평소 거실 옆방의 문으로 사용하지만, 넓게 펼치면 거실을 방으로 바꿀 수 있다.
'거실은 넓었으면 좋겠고, 방은 많았으면 좋겠다'는 입주민들의 딜레마를 풀기 위해 고안한 H 월의 개념도 |
SK건설의 ‘FLEX 59’ 평면은 벽과 기둥의 골조를 최소화해 고객 취향에 따라 기존 3베이(침실1-거실-침실2 구성) 구조를 거실과 침실을 하나로 통합된 형태로 바꿀 수 있게 만든 상품이다.
▶안방에 사무공간과 취미공간 만들기= 침실을 여러 기능으로 쪼개 쓰는 평면도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제시한 ‘홈워크스테이션(Home Work Station)’은 광폭으로 설계된 침실 내부를 업무공간과 휴식공간으로 분리한 형태다. 재택근무가 전 산업분야로 확산되면서 집 내부에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조용한 별도 공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데에 호응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개발한 ‘올인룸(All-in-Room)’ 주거상품의 홈워크 스테이션(Home Work Station) |
▶1층 집과 바닷가 집 장점 최대한 살려=아파트 1층은 통상 고층보다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이런 약점을 극복하고자 그동안 1층 가구 전용 테라스 등이 시도돼 왔다.
롯데건설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1층+지하1층’ 복층형 가구를 설계했다. 약 79㎡ 규모의 1층 공간과 약 33㎡ 지하 1층 공간을 연계한 ‘캐슬 듀플렉스 가든하우스’는 지하 1층에 있는 별도의 현관을 통해 지하주차장에서 가구로 진입할 수 있게 해 기존 복층형 특화세대와 차별화했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복층형 1층 세대 특화설계 ‘캐슬 듀플렉스 가든하우스’ 단면도 |
건설사들은 아파트의 뷰(View)를 최대한 부각시키려는 노력도 적극 펼치고 있다.
GS건설 송도자이 크리스탈오션 앞에는 서해가 펼쳐져 있다. 대부분의 가구가 완전한 바다 전망을 감상할 수 있도록 배치했는데, 특히 132㎡ 타입은 270도 파노라마 조망이 가능한 3면 개방형 평면이 적용됐다.
이 평면을 살펴보면 거실과 다이닝룸, 주방을 전면에 집중배치하고, 뒤쪽으로 다양한 목적에 따라 공간을 독립적으로 분리했다.
▶손끼임 사고, 언택트 배달…세심한 손길=실생활에서 입주민들이 자주 겪는 애로사항을 해결하고자 고심한 공간디자인 및 서비스도 눈길을 끈다.
한국 소비자원에 접수된 문틀 손끼임 사고의 절반은 가정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한화건설은 문과 문틀 사이 틈이 발생하지 않는 비노출형 경첩을 개발해 이를 ‘포레나 안전도어(Safety Door)’로 제공한다.
한화건설이 개발한 포레나 안전도어(Safety Door) |
한화건설은 또 ‘실내 배달로봇 서비스’도 도입한다. 배달원이 공동현관까지 음식을 전달하면, 로봇이 자율주행기능을 통해 가구 문앞까지 전달하는 방식이다. 로봇이 이동할 수 있도록 턱의 단차를 없애고, 모든 여닫이문을 자동문으로 교체했다. 이 서비스는 ‘포레나 영등포’에 최초 적용된다. 언택트 시대에 입주민들의 ‘보안 및 전염’에 대한 우려를 낮춰주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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