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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신동빈 회장 “2025년까지 3만실 목표…‘시그니엘’까지 호텔 라인업” [언박싱]
시그니엘-롯데-L7 호텔 라인업 완성
롯데 브랜드에 호의적인 베트남 선택
5년내 3만실…호텔사업 호조에 '상장'까지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 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 오프닝 행사에서 신동빈(가운데) 롯데그룹 회장이 손뼉을 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6월 부산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에서 열린 ‘시그니엘 부산’ 그랜드 오픈행사에서 ‘골든키’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호텔의 마스터키를 상징하는 골드카드를 단상에 마련된 홈에 꽂는 행사로, 월드클래스 호텔의 서막을 연다는 의미였다.

신 회장이 이처럼 공을 들였던 시그니엘이 드디어 해외 시장에 진출한다. 베트남 하노이에 시그니엘 글로벌 1호점을 오픈하기로 한 것이다. 신 회장이 지난해 초 외신과 인터뷰를 통해 “2025년까지 지금의 2배인 3만개 객실까지 늘리겠다”고 밝히는 등 호텔사업에 의지를 보이자 글로벌 브랜드도 롯데, L7에 이어 시그니엘까지 확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노이 서호 인근…2025년 목표=24일 롯데호텔 고위 관계자 등에 따르면, 롯데호텔은 베트남 하노이의 서호(西湖) 인근에 시그니엘 오픈을 위한 부동산시설을 물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호텔 럭셔리 브랜드로는 첫 해외 진출이다. 호텔신라가 지난해 6월 베트남 다낭에 ‘신라모노그램’ 브랜드로 호텔을 오픈했지만 이는 럭셔리 호텔 다음 등급인 어퍼업스케일(Upper Upscale)급이었다.

운영 방식은 위탁경영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식으로 호텔을 오픈하면 대규모의 시설투자 없이도 호텔 브랜드 및 서비스를 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7년 첫 시그니엘 브랜드 호텔인 ‘시그니엘 서울’을 오픈하면서 대외적으로 시그니엘 브랜드를 선보였고, 지난해 ‘시그니엘 부산’을 통해 브랜드의 확장성을 확인한 만큼 해외에서도 충분히 시그니엘 브랜드가 고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초 시그니엘 하노이점은 오는 2024년 오픈을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호텔업황이 악화한 데다 대규모 공사들도 일정이 지연되면서 오픈시점이 1년여가량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그니엘 글로벌 1호점에 대한 롯데호텔의 의지가 강한 만큼 현지 부동산 개발 관계자들을 다각도로 접촉하며 사업 진행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센터 하노이. [롯데쇼핑 제공]

▶베트남, 롯데 브랜드에 호의적…첫 해외 영업장 적격=롯데호텔이 시그니엘의 첫 글로벌 사업장으로 베트남을 선택한 것은 ‘롯데’ 브랜드에 호의적인 시장 분위기 때문이다. 그간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직접 나서 베트남 시장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는 등 상당히 공을 들였다. 롯데는 지난 2008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백화점 2곳과 마트 14곳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4년에는 4600억원을 투자해 하노이에 ‘롯데센터 하노이’를 세우고 롯데호텔과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등을 입점시켰다. 이후 롯데센터 하노이는 하노이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성장했다. ‘시그니엘이 하노이’가 들어오기 전에 이미 롯데호텔이 이곳에서 고급 호텔로서 입지를 다져놓은 셈이다. 오는 2022년 비즈니스급 호텔인 ‘L7’까지 오픈하게 되면 하노이에만 ‘시그니엘-롯데-L7’ 등으로 이어지는 롯데의 호텔 라인업이 완성될 전망이다.

롯데호텔이 이처럼 해외 사업에 적극적인 것은 신 회장이 호텔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여기면서 ‘글로벌 호텔 체인화’를 서두르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호텔은 지난 2010년 9월 롯데호텔 모스크바 개관을 시작으로 미국, 베트남, 러시아 등 세계 7개국에서 12개의 해외 호텔을 운영 중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한 외신에서 밝힌 ‘2025년까지 3만실’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롯데라는 ‘원 브랜드’로는 힘들다는 게 내부적인 판단이다.

다만 확장 방식은 직접 운영이 아닌 위탁운영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뉴욕팰리스처럼 랜드마크 호텔의 인수를 통해 직접 운영을 하면 롯데의 브랜드 위상이 짧은 시간에 올라갈 순 있지만 재무적 부담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인수 당시 롯데는 9000억원의 자금을 썼고, 그 결과 당해 롯데호텔의 총차입금은 2조원에서 4조원대로 늘어난 바 있다. 향후 호텔사업부가 면세사업부 대신 회사 전체 이익을 견인하려면 직접 운영으로는 불가능하다는 게 롯데호텔 측 전언이다. 이렇게 되면 중간 지주사 격인 롯데호텔의 수익성 개선이 더뎌지면서 기업공개(IPO)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시그니엘 하노이나 최근 계약한 ‘롯데호텔 시애틀’처럼 위탁운영 계약을 잇달아 맺으면 시간이 갈수록 수수료 수입이 늘어날 것”이라며 “호텔사업부의 이익기여도가 그만큼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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