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동남아, 멕시코 등 출신은 달라도 한식에 어울리는 채소들이 있다. 공심채, 차요태, 삼채 등 한식 밥상위에 올릴 수 있는 아열대 채소 4인방이다.
한식이라고 해서 전통 식재료만 고집할 이유는 없다. 얌빈으로 동치미를 만들고, 김치에 삼채를 넣으며, 차요테로 장아찌를 만들 수 있다. 모양과 이름은 다소 익숙하지 않지만 우리땅에서 길러낸 외래농산물도 한식 조리법과 잘 어우러진다.
가까운 미래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채소들이 사라진다. 대신 우리 땅에서 새로운 아열대 채소들이 등장한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오는 2060년 아열대 기후지역은 우리나라 경지 면적의 26.6%를 차지할 것이며, 2080년에는 62.3%가 전망된다.
우리땅에서 기른 아열대 채소들은 희소성과 수입산에 비해 신선한 맛으로 주목을 끌고 있다.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경쟁력있는 아열대 채소들은 일종의 틈새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한식 조리법을 활용하면 우리 입맛에 맞으면서도 새로운 일품요리로 바뀔 수 있다. 이국적인 에스닉 푸드(ethnic food) 트렌드는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일고 있으며,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후에는 가정에서 이국적 식재료를 요리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파파야 깍두기, 오크라 장아찌, 차요테잎 추어탕, 여주 고기전, 공심채 새우교자 등 집에서도 만들수 있는 레시피들이 책자나 SNS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농진청 또한 경기대 김명희 교수팀 및 요리전문가와 아열대 채소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레시피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농진청이 국내 재배에 적합한 아열대 채소로 선발한 것으로는 오크라, 삼채, 여주, 공심채, 강황, 사탕무, 얌빈, 게욱, 롱빈, 아티초크, 인디언시금치, 차요테 등이 있다. 최근 소비자 주목을 받으면서 한식에 접목하기 좋은 종류로는 오크라, 공심채, 차요테, 삼채 등을 꼽을 수 있다.
오크라 |
오크라는 여성의 손가락처럼 예쁘다하여 유럽에서 ‘핑거레이디’라고 불린다. 국내의 풋고추와도 생김새가 비슷하다. 아시아 태평양 열대 의학 저널(2015)에 실린 연구에서는 공복 혈당과 인슐린 수치 등을 낮춰 당뇨 등의 대사질환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으로 먹거나 튀김, 볶음용 등 다양한 조리가 가능하다.
공심채 |
‘모닝글로리’로 불리는 공심채는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먹는 국민 채소로, 이미 국내에서도 태국·베트남 음식점에서 자주 접해왔던 식재료이다. 맛과 향이 강하지 않아 한식 조리로도 거부감없이 사용될 수 있다.
차요테 |
차요테는 울룩불룩한 생김새가 낯설지만 혈압 감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재료이다. 아삭한 식감이 강하기 때문에 한식 조리법중 무쳐먹거나 장아찌 반찬 등으로 활용하면 좋다.
삼채 |
단맛, 쓴맛, 매운 맛을 모두 지닌 삼채는 면역력 강화로 유명한 사포닌이 다량 들어있다. 매콤한 삼채무침이나 삼채 김치, 삼채닭죽 등 인삼이 들어가는 한식 요리에 활용하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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