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여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식품으로는 회를 비롯한 해산물이나 덜 익힌 육류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외의의 식품에서 가장 많은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다. 바로 채소이다.
채소는 ‘신선하다’는 이미지 때문에 비린내 나는 해산물이나 육류에 비해 세척이나 관리가 소홀해지기 쉽다. 바로 이러한 방심이 오염된 균의 제거에 방해가 된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개한 ‘병원성대장균 식중독 발생 현황’을 보면 지난 2016∼2020년 까지 식중독 환자수는 6∼8월인 여름철에 72%가 몰려 있었으며, 식중독 환자 3명 가운데 2명이 오염된 채소를 먹고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년간 식중독 원인 식품을 보면 채소류(67%)가 가장 많았으며, 뒤를 이어 도시락 등 복합조리식품(10%), 육류(4%), 어패류(4%) 순이었다.
병원성대장균 식중독은 일반적으로 오염된 채소를 제대로 세척하지 않고 샐러드 등의 형태로 생으로 섭취했을 때나, 동물성 식재료를 충분히 가열하지 않았을 때 발생한다. 특히 최근에는 샐러드 섭취의 증가로 이전보다 가열없이 채소를 먹는 경우가 많아져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식중독 위험이 높은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채소 세척에 신경을 써야한다. 채소류는 깨끗한 물에 약 5분 정도 담궜다가, 흐르는 물에 약 30초 정도 문질러 씻는 것이 안전하다. 세척한 채소는 바로 섭취하거나 냉장 보관해야 한다. 세척 과정에서 미세한 흠집이 생겨 세척 전보다 식중독균이 서식하기 더 쉬운 조건이 되기 때문이다.
보관법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모든 야채를 동일하게 보관하는 것에서 벗어나 채소별 특성에 따른 보관법이 따로 필요하다.
당근은 일반적으로 윗부분이 제거된 상태이지만 텃밭이나 농장에서 캐낸 당근을 보관한다면 윗부분을 잘라내는 것이 좋다. 당근의 윗부분이 영양분을 빨아들여 지속기간을 앞당기기 때문이다.
양배추의 경우 잎보다 줄기가 먼저 썩는 성질이 있다. 줄기를 잘라낸 후 물에 적신 키친타월로 줄기 부분을 채워 랩으로 감싸면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양배추는 냉동보관도 가능한 채소이다. 사용 용도에 맞게 손질한 후 비닐 팩에 소분하여 냉동 보관한다. 강판에 갈았던 무 또한 밀폐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보관하면 오랫동안 먹을 수 있다.
양파는 냉장보관보다 통풍이 잘 드는 서늘한 곳에 놓는 것이 올바른 보관법이다. 하지만 양파 껍질을 벗기거나 칼로 썰은 상태라면 냉장고에서 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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