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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도 이제 우주강국, 우리도 책임지고 알아야 할 게 있다[지구, 뭐래?]
[123RF]
성패를 떠나 알아야 할 것

[헤럴드경제 = 김상수 기자]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다시 발사대에 섰다. 성패를 떠나 한국이 또한번 우주강국으로 도약할 순간이다. 이제 한국도 책임의식을 갖고 인지해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우주 쓰레기’다. 아직 인류가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한 숙제이지만, 이를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는 중요하다.

최근엔 화성에서도 인류가 만든 쓰레기가 발견돼 이목을 끌었다. NASA가 화성에서 촬영한 사진에 화성 착륙 때 쓰인 보온 담요 조각으로 추정되는 쓰레기가 등장한 것. 인류가 만든 우주 쓰레기가 화성까지 버려진 셈이다.

우주 쓰레기는 인공위성 발사 과정 전후로 발생한 인공 물체들이다. 이미 사용기한이 끝난 인공위성을 포함, 발사 과정에 쓰인 로켓 본체, 페어링, 부스터 등이다. 이들이 부딪히면서 생긴 파편도 있다. 1957년 구 소련의 스푸트니크 1호가 발사된 이후 60여년 간 인류는 수많은 우주 쓰레기를 양산해왔다.

[출처 NASA's Perseverance Mars Rover 트위터]

최은정 우주과학자의 저서 ‘우주 쓰레기가 온다’에 따르면, 현재 발견돼 등록된 인공우주물체의 수는 총 4만8000여개. 그 중 대기권으로 추락해 사라진 2만5000여개를 제외하면 지구 궤도엔 2만3000여개가 남아 있고, 그 중 운용 중인 인공위성은 2300여개 뿐이다. 90%가 불필요하게 떠다니는 우주 쓰레기다.

이는 레이더 등으로 추적이 가능한 지름 10cm 이상의 물체만 파악한 결과다. 그 이하의 쓰레기, 파편들은 정확한 파악조차 힘들다. 유럽우주기구에 따르면, 1cm 이상인 우주 쓰레기는 100만개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민간기업이 우주산업에 뛰어들면서 인공위성 발사도 급증하고 있다. 첫 인공위성 발사 이후 60여년 간 총 1만1000여대가 우주를 향했는데, 2020년 불과 한 해에만 1200여대를 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최대 4만여개의 소형위성을 띄워 전 세계에 광대역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팰컨9 발사체는 한번에 60개의 위성을 발사한다. 추후엔 스타십 시스템을 개발해 한번에 수백대의 인공위성을 보낼 수도 있다.

팰컨9 발사 장면[출처 스페이스엑스 홈페이지]

급증하는 인공위성과 민간기업까지 가세한 우주개발은 필연적으로 우주 쓰레기 양산을 가져온다. 그리고 쓰레기의 역습은 이미 먼 얘기가 아니다.

가장 먼저 직면한 문제는 충돌 위험이다. 우주 쓰레기들은 초속 10km에 이르며 아주 작은 파편이라도 그 충격은 상당하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등장하는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 장면은 이미 현실이 됐다. 국제우주정거장은 운용 과정에서 우주 쓰레기와의 충돌을 피하고자 회피 기동을 수차례 한 경험이 있으며 2011년엔 비상 탈출 캡슐로 우주 승무원이 대피하는 등 일촉즉발의 위기도 있었다.

지구에 떨어진 우주 쓰레기도 큰 덩치의 경우 완전히 타지 못한 채 추락한다. 특히 의도적으로 지구로 추락시키는 경우 인명피해 등을 감안, 바다로 떨어뜨리는데 결국 우주 쓰레기가 바다 쓰레기로 변하는 꼴이다.

태평양에서 가장 육지와 떨어진 지역, 포인트 니모(Point Nemo)라고 불리는 지점이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바다 묘지’다. 해양 도달불능점(The oceanic pole of inaccessibility)이라고도 하는데, 지구 상 어떤 육지에서도 가장 멀리 떨어진 바다지점이다. 인공위성을 발사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200여개 이상이 이곳에 수장됐다.

지구를 둘러싼 우주 쓰레기 그래픽[출처 NASA 홈페이지]

우주공간의 환경오염 문제는 아직 진행 중이다. 올바르게 통제되지 않는다면 단순히 충돌이나 추락 등 외에 미래에 어떤 또다른 위협으로 다가올지 쉽사리 예측할 수 없다. 최근엔 우주산업의 주체가 국가에서 기업으로 넘어가면서 통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 상업적 영역으로 넘어가고 경쟁이 과열되면 기업의 사회적 책임 만으론 절제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리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엔에서도 우주 쓰레기 경감 차원의 지침을 내놓고 있지만 강제력은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도 정부가 2020년 7월께 ‘우주 쓰레기 경감을 위한 우주비행체 개발 및 운용 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위성·발사체의 파열을 최소화할 설계 ▷충돌 위험 발생 때 회피할 수 있는 기술 등 위성·발사체의 개발·운용 등이 담겼다.

우주 쓰레기 문제에 경각심이 일면서 이젠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 청소’ 사업까지 등장하고 있다. 수거위성을 쏴 끈끈한 물질로 우주 쓰레기를 수거한 뒤 대기권으로 추락하면서 쓰레기를 태우는 방식이나, 레이저로 우주 쓰레기를 저격하는 방식 등도 개발 중이다. 물고기를 잡듯 그물로 우주 쓰레기를 수집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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