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인스타그램 캡처] |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개화 시기가 3월 말인 개나리가 1월 초에 예쁘게도 피었습니다”
낮 기온이 20도 가까이 오르는 푹한 1월 날씨가 의아한 건 사람뿐이 아니었는지 봄을 알리는 매화와 개나리 등이 전국 곳곳에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때이른 봄꽃을 마냥 반길 수는 없다.
배우 박진희 씨도 지난 14일 개나리 옆에서 “기후 비상시대, 더 이상 미룰 수 없습니다”라고 쓴 팻말을 든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했다. 박씨는 “지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고 그로 인해 우리가 어떤 자연재해를 겪어야 할 지 아무도 알 수가 없다”며 “우리 아이들이 어떤 세상에서 살아갈지 상상하면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여름 유럽은 기록적으로 가장 더웠다. 세계보건기구(WHO)은 유럽 지역에서 최소 1만5000여명이 더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8월 폭염 속 포르투갈 리스본 해변 [AP] |
그의 말처럼 겨울 이상기후로 지구 곳곳이 몸살을 앓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은 한파와 폭설로 인명피해가 발생한 반면 유럽은 20도까지 기온이 올랐다. 눈이 녹아 스키장이 문을 닫고 겨울 스포츠 대회도 취소됐다. 여름에는 유럽에서 기록적인 폭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다. 역대 최고 기온을 잇따라 갈아치우고 있다.
강원 강릉시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15도를 넘은 11일 시민들이 강릉대도호부관아에서 활짝 핀 봄꽃 매화를 스마트폰에 담고 있다. [연합] |
꽃들도 개화시기를 헷갈릴 만큼 지난 두달 간 기온은 종잡을 수 없었다. 경포호수공원에는 개나리 꽃망울이, 강릉대도호관아에는 매화가 ‘활짝’ 피었다. 강릉뿐 아니라 동해 17.9도, 태백 12.9도, 대관령 11.2도 등 강원도 동해안에 초봄 같은 날씨가 이어졌다.
지난 12일 강릉의 낮 최고기온은 18.7도까지 치솟으면서 59년 만에 가장 따뜻한 1월 날씨를 기록했다. 역대 강릉의 1월 최고기온은 1964년 1월 12일 17.4도였다. 지난 30년(1991년~2020년)의 최고기온 평년값은 5도다.
반면 불과 한달전인 지난해 12월에는 체감 온도 영하 20도에 이르는 한파가 이어졌다.
이런 탓에 지난해 12월 월평균 최대 전력(8만2176㎿)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통상 동절기보다 7~8월의 전력 수요가 높은 편이지만, 갑작스러운 한파와 폭설로 같은 해 7월에 기록한 기존 최고치(8만2007㎿)를 넘어섰다.
반면 지난해 11월 날씨는 평년 수준을 크게 웃돌면서 ‘가을 모기’가 기승을 부렸다 (11월 10일자 입동 지났는데 ‘왱~’...철없는 모기의 공습). 지난해 11월에는 최고기온이 20도를 넘는 날이 11일간 지속됐다.
이처럼 최고기온, 최저기온이 수시로 바뀌고 있다는 건 큰 문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영향으로 봐야 한다. 우진규 기상청 예보관은 “기후변화, 지구온난화로 인해 겪어보지 못한 엄청난 폭설과 추위, 고온현상 등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이상기후, 지구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은 온실가스 배출이다. 이에 전 세계는 파리기후변화협약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에 전 세계가 동참하도록 선언했고, 이에 각국은 온실가스 배출 감축목표를 정해 발표하는 국가온실가스목표(NDC)를 밝히고 있다.
한국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을 40% 감축하기로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한국을 비롯, 각국이 실제 목표를 달성, 온실가스를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고다드우주연구소(GISS)의 개리 슈미트 소장은 최근 지구온란화와 관련, “지구 온난화 원인은 인간이 엄청난 양의 온실가스를 대기로 뿜어내는 활동을 지속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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