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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배달 플라스틱 쓰레기 줄인다”고 쓴 세금 900억원, 오히려 2배 늘었다 [지구, 뭐래?]
피자, 떡볶이 등을 배달 주문하니 함께 온 일회용기들 [헤럴드DB]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서울시가 일회용 플라스틱 절감을 목표로 900억원에 이르는 예산을 썼지만 오히려 플라스틱 사용량은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오히려 후퇴했다.

막대한 세금이 제대로 쓰였는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나아가 플라스틱 사용량을 5년 안에 절반으로 줄인다는 목표 자체부터 비현실적인 ‘전시행정’이란 비판도 있다.

2019년 1월 3일 서울시청 후문에서 일회용품 반입 금지를 설명하는 모습 [헤럴드 DB]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울시내에서사용된 플라스틱은 총 82만7987만t으로 집계됐다. 2018년(47만7311t) 대비 73% 증가한 수치다.

2021년은 코로나가 최고조에 이를 시기로, 각종 배달 음식에 따른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량이 급증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에도 플라스틱 사용량은 전년 대비 약 15만t 증가했으며, 2020년에도 증가해 68만7500t에 달했다. 즉, 코로나 변수와 무관하게 이미 2018년 이후부터 플라스틱 사용은 꾸준히 증가한 셈이다.

2018년은 바로 서울시가 전국 최초 ‘플라스틱 프리 도시’가 되겠다며 ‘일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한 해다. 당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쓰레기 수거가 중단된 쓰레기 대란이 발생하면서 내놓은 대책이었다.

2020년 10월 서울 용산구 용산구재활용선별장에 선별작업을 마치고 버려진 재활용 쓰레기가 약 4m 높이로 쌓여 있다. [헤럴드DB]

서울시는 5년 내에 ▷플라스틱 사용량 50% 감소 ▷재활용률 70%까지 인상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작년까지 총 9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하지만 막대한 예산 투입 후 오히려 사용량이 2배 가까이 증가한 꼴이다.

재활용률도 오히려 하락했다. 서울 시내 플라스틱 재활용률은 2018년 64.5%를 기록한 후 2019년엔 69.1%로 상승했다. 하지만 2020년 61%, 2021년 62.8%로 오히려 정책수립 전보다 더 후퇴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한 해를 제외하곤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소요했다. 특히 2020년엔 한 해에만 381억5000만원을 썼다. 이렇게 총 910억600만원을 집행했다.

서울시는 38개 세부 과제를 수행하는 데에 예산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청사 내 및 인근 카페에 회수용기를 비치하거나 체육시설에서 일회용 응원막대를 쓰지 않고,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을 시범 운영하는 사업 등이다.

서울 강서구보건소 화곡분소에 마련된 ‘강서구 새로미 재활용 정거장’ [서울시 제공]

서울시 산하기관 및 자치구에 빗물제거기를 2018년 359개에서 2022년 862개로 확충하기도 했다.

음수대 설치, 주택가 분리수거를 위한 ‘재활용 정거장’ 확충, 다회용기 배달 지원 등에도 예산을 썼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플라스틱 저감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실현 가능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정책”이라며 “일회용품이나 포장재 등 당장 대안을 마련할 수 있는 것들부터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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