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성·완성도 높아” 업계도 호평
SUV 선호 등 달라진 시장환경 변수
‘쏘나타 디 엣지’ 외관. [김지윤 기자] |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4년 만에 풀체인지급 변화를 꾀한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쏘나타’가 과거 ‘국민차’라는 명성을 되찾고, 볼륨모델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현대차는 지난 3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3 서울모빌리티쇼’에서 8세대 쏘나타의 부분변경 모델 ‘쏘나타 디 엣지’를 공개하고, 지난달 20일 사전계약을 시행했다.
새 모델의 사전계약 성적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전 모델이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한 만큼 쏘나타 디 엣지의 계약 대수가 기존보다 많을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이다.
영업 현장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경기도 분당의 현대차 대리점 관계자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이 공개된 이후 매장을 방문해 실물을 살피는 고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늘었다”면서 “30대 고객의 관심이 특히 높고, 새로운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좋다”고 말했다.
쏘나타 디 엣지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리는 다른 이유는 바로 상징성이다. 지난 1985년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8세대에 이르기까지 8번의 진화를 거듭한 쏘나타는 올해로 출시 38주년을 맞은 ‘최장수 모델’이다. 오늘날 현대차가 글로벌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쏘나타는 현대차 제2의 고유모델이자 최초의 자체 개발 중형 모델 ‘스텔라’의 기본 차체에 1800cc와 2000cc 2종의 시리우스 SOHC 엔진을 탑재한 1세대 모델부터 1988년 11월 국내 중형차 최초로 ‘미국 수출’(3277대) 기록을 세운 2세대 모델을 거쳐 2014년 탄생한 7세대 모델까지 볼륨모델로 ‘국민차’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8세대 모델이 세상에 나오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올해 1~4월 누적 판매량을 살펴보면, 쏘나타는 국내 시장에서 모두 9226대가 팔렸다. 이는 준대형 세단 ‘그랜저’(3만9861대) 판매량의 3분의 1, 준중형 세단 ‘아반떼’(2만4333대) 판매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중형 세단 시장에서 직접 경쟁을 벌이는 ‘형제차’ 기아 ‘K5’(1만1373대)와 비교해도 2147대 적다.
쏘나타 1세대(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쏘나타II, NF 쏘나타, LF 쏘나타, YF 쏘나타, EF 쏘나타. [현대차 제공] |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 전면 디자인이 ‘신차 효과’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부 자동차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와 동호회에선 ‘메기’를 닮았다는 혹평까지 나왔다. 아쉬운 평가 속에 판매량도 뒷걸음질 쳤다. 일각에서는 단종설까지 나왔다.
현대차는 시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풀체인지급 변화를 꾀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먼저 전면부 DRL(주간주행등)에 차체를 수평으로 가로지르는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수평형 램프)’를 적용,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완성했다. 또한, 운전석과 센터페시아까지 디지털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 화면이 하나로 이어지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현대차 최초로 적용하는 등 상품성을 개선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신차 론칭 행사 당시 “서울모빌리티쇼에서 세계 최초로 실차가 공개하는 쏘나타 디 엣지는 독보적인 상품성을 갖춘 차”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기존 8세대 모델이 디자인 실패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지만, 이번 부분변경 모델은 디자인을 비롯해 다양한 편의사양 등 완성도가 높아졌다”면서 “다만 예전에는 쏘나타가 ‘허리’ 역할을 맡고, 그랜저가 최상위 모델이었다면 최근에는 제네시스가 생기면서 그랜저가 사실상 예전 쏘나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선호 현상 등 달라진 시장 환경이 변수”라고 지목하며 “쏘나타가 다음 세대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8세대 쏘나타 주행 모습. [현대차 제공] |
likehyo85@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