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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욕의 靑민정수석…우병우·조국, 꺼지지 않는 총선 출마설[이런정치]
우병우, 작년 말 사면 이후 출마설…“국가 위한 일 뭘까 생각해”
文 만난 조국 “길 없는 길 걷겠다”…불쏘시개 된 野공천룰 개정
총선 출마지까지 거론…‘국정농단·조국사태 그림자’ 소환 우려
“尹·李 취약한 朴·文대통령 강성지지층…끌어안을 대안될 것”
조국 전 법무부 장관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우병우·조국 전 수석의 총선 출마설이 여의도 정치권에 파다하다. 올해 초부터 불거진 이들의 출마설은 당사자들이 그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더더욱 힘을 얻는 모습이다.

각 정부에서 상징성을 가진 이들이 총선에 나설 경우 지난 정권의 그림자를 소환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강성 지지층의 결집을 끌어낼 수 있다는 상반된 셈법이 나온다.

출마설 부인 안한 우병우·조국…구체적인 출마지까지 ‘솔솔’

우병우 전 수석은 지난 9일 보도된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출마하라는 전화도 많이 오고, 또 요즘 평소에 알던 사람들 만나도 항상 그것부터 물어보고 그런다”며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그래도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 핵심 실세였으나 국정농단 정국에서 방조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일부 불법사찰에 대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가 인정돼 2021년 대법원에서 실형을 받았지만, 지난해 말 특별사면으로 복권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연합]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정무수석에 이어 법무부 장관을 지낸 조 전 수석은 10일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전 대통령님을 오랜만에 찾아뵙고 평산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한 후 독주(매우 독한 술)를 나누고 귀경했다”며 문 전 대통령이 운영하는 평산책방을 찾은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해 주목받았다.

이들은 구체적인 출마 지역까지 거론된다. 우 전 수석은 복권과 동시에 출마설이 제기됐는데, 출마 지역으로는 고향인 경북 영주가 있는 영주·영양·봉화·울진 선거구 등이 거론된다. 조 전 수석은 현재 거주지인 서울 관악구 봉천동이 있는 관악갑 선거구와 고향인 부산 등이 출마 지역으로 거론된다.

다만 조 전 수석의 출마설은 민주당의 22대 총선 후보자 선출 규정 ‘특별당규’가 변수다. ‘공직 후보자로서 중대한 비리가 있다고 인정되는 자를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규정한 조항이 있어서다. 그는 2019년 말 일명 ‘조국 사태’ 후폭풍으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을 무마한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편에서는 민주당이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거나 이후 상급심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에 부적격 처리한다’는 규정을 지난달 삭제한 것을 놓고 조 전 수석의 출마를 염두에 뒀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경우 1·2심에서 유죄로 판결을 받더라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기 전까지 공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국정농단·조국사태 소환 우려…“朴·文 강성지지층 끌어안기”

정치권은 이들의 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12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우 전 수석의 인터뷰 발언과 관련해 “출마를 결심한 것”이라며 “본인의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출마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복권을 시켜준 것은 출마하라는 뜻 아닌가”라고 하기도 했다. 또 영주·영양·봉화·울진 선거구 현역의원인 박형수 의원을 거론하며 “박 의원도 검찰 출신”이라며 “같은 검찰 선배가 후배 검찰을 정리하고 들어간다, 그것도 좀 모양이 이상하고 그래서 고민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대구 북구갑·을 얘기도 나오는데, 영주분들이 되게 많이 온다” 덧붙였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조 전 수석에 대해 “나갈 마음이 거의 100%를 넘어 200%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문 정부에 있는 든든한 지지를 바탕으로 총선 출마를 위한 디딤돌을 하나씩 놓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특히 “재판을 받아야 하는 사람이 총선에 나가는 게 길 없는 길이지 않냐”며 “그 없는 길을 얼마 전에 민주당이 (룰 개정을 하면서) 만들어줬다”고 꼬집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났다. 조 전 장관은 지난 10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날 낮에 문 전 대통령과 만난 사실을 공개했다. [연합]

정치권에서는 이들이 출마할 경우 국정농단, 조국 사태로 대표되는 지난 정권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통화에서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에 호소해야 승리할 수 있는 총선에서, 대다수 국민들이 반감을 가진 국정농단이 소환되는 건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두 사람이 동시에 출마할 경우에는 국정농단과 조국 사태가 곧 선거 구도가 될 것”이라며 “누가 더 잘못했나를 따지는 선거가 될 게 뻔하다”고 우려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두 사람 모두 상식적인 유권자는 환영하지 않겠지만, 각 당의 취약한 지지층을 끌어들일 대안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우 전 수석이 국민의힘에서 출마한다면 (국정농단 수사팀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 반감을 가진 강성 지지층을 끌어안는 효과가 있을 것이고, 조국 전 수석 역시 이재명 대표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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