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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표심 노린 與, ‘청년 공약’ 연일 선점[이런정치]
‘대학생 학자금 지원 패키지’ 이어 ‘예비군 학습권 보장’ 발표
캐스팅보트 2030 표심 호응에 잇따라 어젠다 제시
“총선 때 청년 들어오면 무조건 우대”…청년 영입도 늘어날듯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3일 서울 마포구 홍대 한 소극장에서 열린 '해결사 김기현이 간다' 행사에서 '대학생 종합 지원'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국민의힘이 ‘대학생 학자금 지원책’에 이어 ‘예비군 대학생 학습권 보장’까지 연일 청년 표심을 겨냥한 정책 공약을 선보이고 있다. 약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총선을 앞두고 청년 의제를 선점하는 모습이다. 내년 총선에서 청년 비중 역시 커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학생 학습권 보호 당정협의회’ 결과 예비군에 참여한 대학생의 출결, 성적 처리, 학습자료 제공 등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청년약속(청약)’ 2호로 발표했다.

박대출 당 정책위 의장은 결과 브리핑에서 “예비군에 참여한 학생에 대해 출결, 성적 처리, 학습자료 제공 등에 있어 불리하게 처우할 수 없고 수업 결손에 대한 보충 등 학습권 보장 내용을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법제화하기로 했다”며 “이런 내용을 골자로 청약(청년약속) 2호로 제시한다”고 밝혔다.

당정은 각 대학에 학칙 개정을 권고하고, 2학기 시작 전 시행령 개정이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올해 말까지 전수조사를 실시해 개정 여부를 확인한 뒤, 이후에도 불이익을 받는 사례가 없는지 교육부·국방부의 합동 실태조사를 통해 파악하기로 했다. 박 의장은 “필요할 경우 신고센터 등을 통해 학생의 의견을 듣고, 위법조치 발생 시 고발 등 법적조치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대학가에서 예비군 훈련 참석을 위해 결석한 학생들이 불이익을 입는 사례가 연달아 발생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국외국어대에서는 이달 초 한 교수가 예비군 훈련 참여 학생을 결석 처리해, 학생이 장학금 수여 대상에서 제외될 뻔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됐다. 지난해 2학기에는 서강대에서 예비군 훈련에 참여하느라 시험을 치르지 못한 학생들이 ‘0점’을 받아 도마 위에 올랐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예비군 훈련 학생 학습권 보호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청약 1호는 지난 23일 김기현 대표가 발표한 ‘대학생 학자금 지원’을 위한 패키지 정책이다. 김 대표는 서울 마포구에 있는 소극장 H-Stage에서 직접 프레젠테이션(PT) 발표를 하며 정책을 소개했다.

지원안에는 ▷취약계층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확대 ▷소득분위 1~5구간(중위소득 100% 이하) 대학생 학자금 대출 이자 면제 ▷국가·근로장학금 금액 확대 ▷생활비 저리대출 한도 확대 등이 담겼다. 당은 100만명 이상(중복 포함)이 1882억원에 달하는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소득분위 8구간(중위소득 200% 이하)까지 학자금을 지원하도록 한 더불어민주당의 ‘학자금 무이자 대출법’과 다른 방식이다. 국민의힘은 반드시 필요한 취약계층을 집중 지원하고, 그 안에서도 구간을 나눠 차등을 두기로 했다. 국가장학금의 경우 기초·차상위가구의 모든 자녀의 등록금 전액을 지원하고, 현재 평균 520만 원을 받는 소득분위 1~3구간 가구에 최대 570만원까지 상향 지원하기로 했다. 중간계층인 소득분위 4~6구간 가구 자녀에도 최대 420만원까지 지원한다.

국민의힘은 올 하반기에도 청년 표심을 공략할 정책을 연달아 발표할 방침이다. 김기현 대표 직속기구로 운영 중인 청년정책네트워크와 청년당정대가 싱크탱크 역할을 맡고 있다. 지도부의 김병민 최고위원과 김가람 최고위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이 현장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싱크탱크에서 구체화하고, 정책위 논의를 거쳐 청약으로 내놓는 식이다.

앞서 취업에 쓰이는 대표 자격증인 토익의 유효기간을 현행 2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최근에는 취준생들이 기업에 제출했던 채용서류 등 개인정보를 제대로 파기했는지 당사자에게 알리는 방안 등이 논의되고 있다.

국민의힘이 청년 정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당층 비중인 높은 20·30세대가 내년 총선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에 대한 20·30대 지지율이 오름세로 돌아선 것도 자신감을 줬다. 한국갤럽이 지난 20~22일 실시해 23일 발표한 6월4주차 정당 지지율 집계에서는 20대 지지율에서 국민의힘이 전주 대비 7%포인트(p)오른 23%를 기록, 민주당(21%)을 앞서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청년 표심을 강조한 국민의힘의 행보는 공약뿐 아니라 총선 인선까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는 23일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 총선에서 ‘청년 정치인에 대한 가산점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가산점 상관없이 청년 들어오면 무조건 우대할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지도부의 한 관계자 역시 “최근 당에서 청년 인재들을 소위 ‘긁어모은다’고 할 정도로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soho090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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