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예능프로그램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 속 한 장면. [tvN 캡처] |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주택 정원이나 분양받은 도시공원 텃밭 또는 주말농장을 통해 텃밭을 가꾸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전원에서 텃밭을 가꾸는 tvN 예능프로그램 ‘콩심은데 콩나고 팥심은데 팥난다(콩콩팥팥)’의 인기에 힘입어 텃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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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이나 분양받은 텃밭이 없어도 텃밭 가꾸기를 할 수 있다. 아파트 베란다에서도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특히 가을엔 여름보다 베란다 재배를 시작하기가 더 수월하다. 여름에 비해 기온과 습도가 적당하며, 겨울에도 햇빛의 세기는 약한 편이지만 베란다 깊숙이 빛이 들어오기 때문에 텃밭 가꾸기가 가능하다.
정영빈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연구사는 “여름철보다는 가을철 습도가 낮기 때문에 총체벌레나 진딧물과 같은 해충이 덜 발생돼 텃밭 키우기가 더 쉽다. 또 여름에는 햇빛이 강하게 들어와 잎이 축 늘어질 수 있으나 가을철에는 햇빛의 세기가 적당하게 들어온다”고 말했다.
무순(왼쪽)과 20일무. [네이버쇼핑 캡처] |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가을에 재배하기 좋은 작목은 다양하다. 상추를 비롯해 엔다이브, 케일, 청경채, 다채, 겨자채, 루콜라, 시금치, 파슬리, 쪽파 등의 채소류가 있다. 이들은 10도 내외의 온도 유지가 가능한 베란다에서 겨울까지 재배할 수 있다. 물이나 병해충 관리도 쉬운 편이다.
상추의 경우 보통 모종을 심은 후 2주, 씨앗을 심은 후 5주 후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한 식물체에서 한두 장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가을에 모종을 심으면 봄·여름에 수확하는 상추에 비해 잎의 두께가 더 두껍고 단단하며, 식감이 아삭한 편이다. 집에서 삼겹살을 먹을 때 상추를 바로 따서 먹는 재미도 있다.
샐러드에 이용하기 좋은 작물로는 20일무(방울무)를 들 수 있다. 정 연구사는 “20일무는 방울토마토처럼 생긴 작은 무인데 이름 그대로 파종 후 20일 만에 수확할 수 있다. 한 달도 안 되는 짧은 시간 안에 수확의 재미를 경험할 수 있다”고 추천했다.
무순과 같은 새싹채소도 샐러드용 작물로 키우기 좋다. 새싹채소는 일반적으로 싹이 튼 후 3~9일 된 새싹으로, 어린 떡잎 상태를 말한다. 각종 영양소가 풍부하고 식감이 부드러워 샐러드용으로 인기다. 정 연구사는 “잎이 나오면 어린잎으로 일찍 따서 샐러드에 올려 먹으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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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 텃밭을 가꾸는 일은 단순한 먹거리 제공 외에도 여러 장점이 있다. 우선 더 건강하게 키운 식물을 신선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 재배 후 식탁까지 올라오는 이동거리가 가장 짧기 때문에 이동 과정에 따른 에너지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 등을 줄일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 건너온 수입산과 비교하면 가장 큰 절감 효과가 나타난다. 환경보호에도 이로운 셈이다.
식물을 키우는 재미와 수확의 즐거움도 있다. 실제로 정신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이 2015~2017년 유아·아동 자녀를 둔 부모에게 텃밭 프로그램을 적용한 결과, 부모는 스트레스지표인 ‘코르티솔’ 농도가 참여 전보다 56.5% 줄었으며, 자녀 우울감은 20.9% 감소했다. 또한 가족의 유대감이 깊어지는 동시에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면서 자존감을 높이고 더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연구사는 “쌀쌀해진 기온으로 외부활동이 뜸해졌을 때 집에서 작물을 키우면 재미와 성취감도 느끼면서 정서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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