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두산, 무인‧AI 기술과 대조적
지드래곤 방문, VR 트윈체험 등 화제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캐터필러가 배터리에 의해 작동되는 로더를 전시하고 있다. 한영대 기자 |
[헤럴드경제(라스베이거스)=한영대 기자] “이게 전부입니까?”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 CES 2024에 참석한 글로벌 1위 건설기계 업체 미국 캐터필러는 부스에 대형트럭 크기와 맞먹는 로더(적재용 건설기계)를 전시했다. 캐터필러가 선보인 로더는 디젤 엔진이 아닌 배터리에 의해 작동된다.
캐터필러는 전기식 로더와 굴착기, 건설기계용 배터리만 전시했다. 물론 배터리에 의해 작동되는 건설기계는 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한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국내 건설기계 업체인 HD현대, 두산밥캣도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전동식 건설기계를 보유하고 있다. HD현대 건설기계 계열사인 HD현대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월부터 1.7t급 전기 굴착기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두산밥캣은 완전 전동식(All-Electric) 스키드 로더 ‘S7X’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캐터필러는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부동의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2022년 매출 기준 캐터필러 점유율은 16.3%이다. 2위 업체인 일본 고마쓰(10.7%)보다 약 6%포인트 높다. 건설기계 업체 관계자는 “과거 캐터필러를 위협했던 중국 건설기계 업체들이 최근 자국 건설 경기 부진 여파로 존재감이 약해지면서 캐터필러 입지는 더욱 강해졌다”고 설명했다.
지드래곤(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가 열린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된 HD현대 부스를 방문, 정기선(왼쪽) HD현대 부회장과 손을 잡고 있다. [연합] |
이처럼 압도적 위상의 캐터필러지만 이번 CES에서는 국내 기업들에 비해 존재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다. HD현대, 두산은 전동식 건설기계를 넘어 무인‧인공지능(AI) 기술을 앞세웠다. 우선 HD현대는 부스 입구에 실물 크기의 무인 굴착기를 선보였다. 두산은 조종석을 없앤 무인 로더뿐만 아니라 프레스 콘퍼런스를 통해 공개한 업계 최초의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를 전시했다. AT450X는 장애물을 스스로 감지할 뿐만 아니라 앞바퀴와 뒷바퀴가 따로 움직일 수 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관람객들이 HD현대 부스의 VR 트윈체험을 경험하기 위해 줄 서 있다. 한영대 기자 |
HD현대, 두산밥캣은 관람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즐길 거리도 마련했다. HD현대는 라스베이거스에서 3000㎞ 떨어진 애틀란타에 있는 휠로더를 관람객이 직접 운전할 수 있는 원격 조정 시뮬레이터를 설치했다. 미래 건설 현장을 체험할 수 있는 ‘가상현실(VR) 트윈체험’도 마련했다. 9일에는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가수 지드래곤(권지용)과 함께 VR 트윈체험을 직접 경험하기도 했다. 관심이 높아지자 HD현대 부스에는 VR 트윈체험에 탑승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두산은 관람객이 장난감 크기의 소형 건설기계 모형을 직접 조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열리는 CES 2024에서 두산 부스에 전시된 무인·전기 굴절식 트랙터 ‘AT450X’. 조종석은 있지만 AT450X는 사람 없이 전기로 작동된다. 한영대 기자 |
HD현대, 두산밥캣은 CES 2024를 발판으로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더욱 존재감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HD현대는 2025년까지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톱(Top)5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2년 기준 HD현대(2.8%) 순위는 12위에 그치지만 5위 중국 싼이(5.2%)와의 격차는 2.4%포인트에 불과하다.
HD현대의 건설기계 중간 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이동욱 사장은 8일 사전부스 투어에서 “수십 년간 축적한 AI 기술을 통해 혁신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산밥캣(2.9%)은 HD현대보다 높은 1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일부 소형 건설기계 제품군에서는 북미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