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만 3번 실패…협상 불씨 살려
동원산업 서울 서초사옥. [동원그룹 제공] |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동원그룹이 올해 인수합병(M&A)을 통한 신규 사업을 추진할지 관심이 쏠린다. 작년 3건의 인수합병에 도전했다 실패했지만, 그간 쌓은 경험으로 그룹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그룹은 지난해 보령바이오파마, 한국맥도날드, HMM 인수에서 고배를 마셨다.
동원그룹의 최상위 지주회사는 동원산업이다. 동원산업은 2022년 동원엔터프라이즈와 합병되며 지난해 기준 자산 7조7000억원, 자본규모 3조1000억원의 지주사로 있다.
동원그룹은 인수합병을 기반으로 몸집을 키웠으나 최근에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가장 큰 사업은 HMM 인수였다. 동원그룹은 지난해 말 HMM 인수전에서 하림그룹과 2파전 끝에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됐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2월 보령바이오파마를 인수하기 위해 보령파트너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에 따라 동원산업은 보령바이오파마에 대해 단독실사권을 확보했지만, 양사의 의견 차이로 철회됐다.
한국맥도날드 인수도 백지화됐다. 동원산업은 지난해 1월 한국맥도날드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실사를 진행했으나 4월 들어 최종적으로 발을 뺐다. 가격, 회사 운영 등을 두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탓이었다.
올해는 상황이 다를 것으로 예상된다. 동원그룹이 인수합병을 위한 자본을 여유롭게 확보할 기반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앞서 동원그룹은 매각 예정가가 7조원에 달하는 HMM 인수전에서 주요 계열사 지분을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거나 자산을 유동화해 인수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인수 주체는 동원로엑스였다. 동원산업이 동원로엑스에 유상증자를 취하는 방식이었다.
동원산업은 또 전환사채(CB) 발행과 금융기관을 통한 조달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했다. 동원산업의 자회사인 미국 참치캔 1위 업체 스타키스트의 기업공개(IPO)를 전제로 스타키스트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는 것도 자금 조달 방안 중 하나로 꼽힌다.
업계는 동원그룹이 지난해 인수에 실패한 매물에 다시 재도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하림그룹이 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HMM 매각이 원점으로 돌아간 영향도 크다. 한국맥도날드 역시 여전히 매각 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전에 동원그룹이 나설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동원그룹이 물류사인 동원익스프레스를 계열사로 두고 있어서다.
다만 동원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인수 관련해서는 검토한 바가 없다”면서도 “동원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으로 성장해 온 회사인 만큼 다방면으로 매물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mp125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