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 증가에 실적↑
HBM 대응·청주 팹 착공, 연초 대비 투자↑
D램·낸드 판매량, 생산량 넘어서 재고 감소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캠퍼스 전경. [SK하이닉스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SK하이닉스가 1분기 역대 최고 매출과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배경에는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여전히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가 높은 데다 낸드플래시의 가파른 흑자 전환까지 더해진 효과로 분석된다.
쌓였던 D램과 낸드의 재고가 1분기 모두 감소했고 가격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어 메모리 시장이 뚜렷한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진단이다. 올해 메모리 시장 규모가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특히 올해 3분기에는 HBM3 12단 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나아가 TSMC와의 기술 협력으로 차세대 HBM부터 다양한 맞춤형 제품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일각에서 HBM 공급과잉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AI 서버 수요의 강세가 지속돼 HBM 수요는 오히려 더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25년 말 오픈을 목표로 한 충북 청주의 신규 공장(M15X)과 2028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미국 인디애나주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AI 메모리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D램 이어 낸드까지 흑자…“실적 본격 성장세 진입”=SK하이닉스는 25일 진행된 1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1분기 말 SK하이닉스의 D램과 낸드 완제품 재고는 보수적인 판매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생산량을 넘어서면서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선단 공정 제품 중심으로 생산이 확대되는 점을 고려할 때 현재 재고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레거시(범용) 제품 재고는 하반기로 갈수록 소진이 빨라져 연말에는 타이트한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메모리 시장의 우호적인 수급 환경으로 인해 본격적인 회복 사이클에 진입했다”며 “하반기부터는 PC, 모바일, 일반 서버 등 전통적인 응용처 수요도 개선돼 메모리 수요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HBM 등 프리미엄 제품 생산을 확대하는 만큼 일반 D램 제품 생산이 제한돼 업계 전반으로 재고 소진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지속되며 2024년 메모리 시장 규모는 과거 호황기에 버금가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 부문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예상했다. 김 CFO는 “기존 스토리지에 비해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르고 전력 소모가 적으면서 작은 공간에도 많은 저장 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낸드 장점이 AI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며 “향후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서 고용량 엔터프라이즈(기업용) SSD 채용이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아울러 2분기에 5세대 HBM인 HBM3E 판매 확대로 D램 출하량이 1분기 대비 10% 중반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낸드 역시 수요 개선세가 뚜렷한 엔터프라이즈 SSD 판매를 늘리되 타 응용 제품은 전방 수요개선이 본격화되는 시기를 대비하기 위해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의 출하량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올해 투자 규모가 연초 계획보다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빠르게 성장하는 HBM 수요 대응과 충북 청주 M15X에 대한 투자를 그 이유로 꼽았다. 이를 통해 HBM뿐만 아니라 일반 D램 수요 증가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에 건설 예정인 신규 팹(Fab) M15X 건설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
▶“HBM 수요 여전히 강력…시장 급성장 지속될 것”=SK하이닉스는 3월부터 세계 최초로 본격 양산을 시작한 HBM3E가 기존 제품보다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이 더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아울러 올해 3분기 HBM3E 12단 제품 개발도 완료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김규현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은 “올해 고객이 원하는 HBM3E 제품은 주로 8단”이라면서도 “HBM3E 12단 제품은 고객 요청 일정에 맞춰 올해 3분기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 인증을 거친 뒤 내년 수요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시점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HBM3E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능과 용량, 원가 상승분 등을 고려해 기존 HBM3 대비 가격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다”며 “현재 진척도를 고려하면 가까운 시일 내에 HBM3와 비슷한 수준의 수율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담당은 또한 “CSP(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AI 서버 투자 확대와 AI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추가 수요 등으로 HBM 수요가 더욱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불과 반년 전보다 HBM 수요 가시성이 더욱 명확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HBM 공급과잉 우려에 대해서도 “2024년 이후에도 여전히 AI 성능 향상을 위한 파라미터 증가와 AI 서비스 공급자 확대 등의 요인으로 HBM 시장은 급격한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상당수의 기존 고객 및 잠재 고객들과 2025년 그리고 그 이후까지 장기 프로젝트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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